원정하 목ㅅㅏ의 인도 이야기 – “선ㄱ사의 삶을 향해!”(2013년 7월 첫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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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오늘은 인도에서의 제 주중 일상을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마히마 기독 학교의 교사로서 아침 교사 기도회에 갔다가 학생들의 아침 조회에 참석하고, 1교시인 성경 수업까지 마치고 집에 오면 바로 아내와 힌디어 수업이 시작됩니다.(태권도 수업은 우기라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대신 이명길 선ㄱ사의 특별반이 매일 방과 후 여섯시부터 있습니다.) 힌디 수업을 마치면 11시, 요즘에는 실전 회화능력이 부족한 아내에게 제가 한 시간씩 더 생존힌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 마치면 열한시 반에서 열두시가 되지요. 그리고 오후 세시부터 네시 사십분까지는 영어 수업이 있습니다. 

하루 중 가장 유도리 있는 시간이 바로 이 힌디수업과 영어수업 사이의 서너 시간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이 밝은 시간을 이용해서 우범지대나 좀 먼 곳의 성도들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낮에는 이들도 일터나 학교에 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사역의 기회는 적습니다. 대개 심방은 저녁에 가죠. 

그러나 심방을 가지 않는 경우에도 이 시간은 바쁩니다. 보통 아내의 심부름으로 마트나 시장을 다녀오기도 하고, 은행, 병원, 변호사, 부동산, 학교, 우체국, 경찰서 등에 가기도 합니다. 아내가 너무 아픈 날은 아기에게서 해방되라고 석정이를 데리고 장시간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하구요.(그럼 제가 녹초가 되죠.) 저녁과 밤 시간은 심방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으로서의 책무는 이 때 다 해야 합니다.(하필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대개의 경우, 땀에 젖어 샤워할 틈도 없이 영어 수업에 임하게 됩니다.

영어 수업을 마친 후에는 잠시 쉬었다가 저녁 심방을 갑니다.(수요일은 청년 성경공부) 주로 자전거로 이동하고, 간혹 오토바이 뒷 자석에 타거나 로컬 버스를 타기도 합니다. 식사가 나오는 시간은 보통 밤 아홉시에서 열시. 인도 문화는 밥을 참 늦게 먹습니다. 그러니 집에 오면 보통 열한시가 넘어버립니다.(혹 심방이 없을 때는 꼭 이명길 선ㄱ사를 집에 초대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가정 예배를 드립니다. 아주 가끔씩은 이 선ㄱ사의 태권도 클래스를 함께하기도 하구요.) 그 피곤한 아빠에게 기다렸다는 듯 달려드는 두 아들들.. 

물론 한국에서 더 힘들게 과로하며 사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희로서는 이정도도 약간 벅찹니다. 몸이 무더위와 폭우에 덜 적응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많이 움직이고 늦게 먹으면서 밤에는 아기들 때문에 여러 번 깨다 보니, 새벽 기도와 말씀 읽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하지만, 그게 불가능한 문화라면 낮잠을 한 두 시간 자 줘야겠죠. 하지만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ㅜㅜ 언젠가 더 이상 언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어지면 가능할까 싶네요. 하지만 저는 평생 지금처럼 살아도 좋습니다. 점차 언어도 늘고, 아이들도 자라고 환경도 익숙해지겠지요. 

저는 제 일상이 만족스럽습니다. 나름 언어 공부, 가정, 현장, 공동체가 균형 잡힌 스케줄이거든요. 밤에 일기를 쓸 때면, 와~ 하루가 정말 길었구나 싶습니다. 아침에 있던 일이 무슨 저번 주에 있었던 일 같구요. 하지만 아직도 노력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선ㄱ사의 삶에는 조심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 선배 선교사님들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언어에만 집중하다 현장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 하지만 너무 일찍 사역을 시작해서 언어를 못하게 되어서도 안 된다. 너무 가정만 챙기다 현장을 놓치면 안 된다. 하지만 사역에만 집중하다가 가정에서 멀어져서도 안 된다. 너무 기계적인 출퇴근의 일정 속에 현장성을 잃은 ‘유닛’이 되면 안 된다. 하지만 불규칙한 일정 속에서 삶의 질서가 무너져 반 폐인이 되어서도 안 된다. 과로해서도 안 되지만, 보는 사람 없는 곳에서는 게으름 역시 큰 적이다..” (으악!) 

저희 가정과, 또 인도의 모든 선ㄱ사님들이 가장 거룩하고 질서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저번 화요일에는 조금 특별한 슬럼사역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하루 일정 다 마친 늦은 저녁에 말입니다. ^^) 

보통 저와 수라지 목사님이 여러 번 방문하여 한 곳에 정기적인 모임이 생기면, 곧 그곳은 교회 청년에게 책임을 맡기고 저희는 다른 방문처를 찾거든요. 그날은 수라지 목사님께서 이명길 선ㄱ사를 데리고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모임을 격려하러 갔고, 저는 ‘어닐’과 한팀이 되어 ‘마페’라는 지역의 슬럼에 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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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닐은 아직 거의 설교를 해 본적이 없고 그 지역도 생소하지만, 자기가 말씀 전할 때 열심히 기도해줄, 그리고 이미 그 지역을 여러 번 다녀온 저를 믿고 간 것입니다. 저 역시 아직 힌디가 잘 안 되고, 슬럼인 만큼 외국인 혼자가긴 어려운 지역을 어닐 믿고 간 거죠. 수라지 목사님과 공숙자 목사님의 기도를 받은 후에, 우리의 오토바이는 어둠과 폭우 속을 달렸습니다. 역시 뒤집어 쓴 장교우의가 한 몫을 단단히 해 주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성도 집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시골에 가고, 약간 취해서 쉼 없이 혼잣말만 하는 노인 한분만 남아 계셨습니다. 전도자로서의 첫 사역의 기대에 부풀었던 어닐로서는 힘 빠지는 일이었죠. “목사님, What to do?”, “오늘은 네가 리더야. 난 기도할 테니, 네가 이끌어 봐!” 그렇게 어닐, 혼잣말 할아버지, 그리고 저 세 사람은 삼각형으로 앉아 한참을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힌디 찬양을 몇 곡 하는 중에 드디어 지나가던 다른 청년 한사람과 다섯 살 쯤 되 보이는 사촌 여동생이 그 자리에 와서 앉아 주었습니다. 어닐은 신이 나서 준비해간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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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청중(그것도 한명은 힌디를 잘 못하는 한국인, 한명은 혼잣말만 계속하는 노인, 한명은 다섯 살 된 문맹 여자아이) 하지만 아닐은 마치 4000명 앞에서 외치듯 열정적으로, 때로는 또래 청년 한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듯 차분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쏟아지는 몬순 속에서, 진흙탕 속에 허름하게 서 있는 슬럼 오두막은 하나님의 임재로 가득 찼습니다. 비를 피해 안개처럼 몰려드는 모기 때와 싸우면서도, 하나님의 진리 말씀은 계속해서 나누어졌습니다. 그리고 딱 하나 있는 촛불이 포근하게 우리를 밝혀주었습니다. 저는 20%도 못 알아들으면서도, 조용히 기도하며 함께 있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저는 이번 주 주일(7일)에 대예배 (영어)설교를 하고 성찬식을 거행합니다. 그래서 토요일(6일) 하루는 금식하며 기도하려 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어느 산골 강가로 가서 세례식을 합니다.(물론 제가 세례를 주는 게 아니라 수라지 목사님이 주십니다.) 어닐도 그날 세례를 받습니다. 기억해 주시고 함께 기도해 주세요. 

저희 이야기를 읽고, 기억하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심이 큰 축복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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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평화! 

ps. 

그리고 저와, 인도 선ㄱ ㅅ들을 위해 기도하는 오프라인 중보기도 모임이 있습니다. (인도 비전그룹) 매주 토요일 오전 열시 반에 서울 4호선 상계역(또는 7호선 중계역) 근처 옥토 감리교회에서 12년째 모이는 중입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은 김영수전도사님(01064896926)이나 정덕영 목사님((01056565812)께 연락 주세요! 맛있는 점심 매주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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