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강간당하고도 징역형 받았던 노르웨이 여성 석방

(두바이 AFP=뉴스1) 김정한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자신의 상관에게 강간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가 오히려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노르웨이 여성이 22일(현지시간) 석방됐다.

24세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마르테 달레브는 상관을 강간 혐의로 고소한 직후 혼외정사, 허위진술, 무면허 음주 등의 혐의로 지난 16일 두바이 1심 법원에서 징역 1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달레브는 자신을 강간한 상관보다도 3개월 더 긴 수감생활을 해야 할 위기에 처했으나 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 통치자가 그녀를 전격 석방했다.

달레브는 두바이에 위치한 노르웨이 문화센터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내가 석방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여권을 돌려받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UAE를 떠나라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오슬로에서는 에스펜 바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이 달레브가 석방된 사실에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두바이 1심 법원이 내린 결정을 비난했다. 

에이데 장관은 1심 결정에 대해 “강간을 신고한 여성이 노르웨이에선 범죄도 아닌 혼외정사 죄로 형을 선고받는 일은 아주 이상한 일이다”고 말했다.

달레브는 지난 3월 경찰서에서 자신이 상관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 즉각 구금됐다. 달레브는 나흘 뒤 노르웨이 외교관들의 도움으로 풀려나 두바이의 노르웨이 문화센터에서 지냈다. 

달레브는 지난주 두바이 1심 법원의 결정에 불복했고 이에 대한 항소심이 오는 9월5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두바이 검찰은 22일 달레브를 검찰 사무실로 출두시켜 석방 사실을 통보했다.

두바이 검찰의 이 같은 결정은 서방 언론을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서방 세계가 보인 관심과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달레브의 변호사인 마흐무드 아자브도 달레브 석방을 위한 청원 운동에 나서 7만2000건이 넘는 서명을 모았다. 또한 페이스북에서도 달레브의 석방을 요구하는 운동이 전개될 예정이었다. 

달레브는 카타르 도하에서 두바이로 출장을 왔다가 이번의 고초를 겪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달레브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카타르로 돌아갈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달레브를 강간하고 음주와 혼외정사로 13개월 형을 선고받았던 유부남인 수단인 상관도 이날 함께 석방됐다고 아자브 변호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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