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피습 알카에다 고위간부 대거 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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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피습 알카에다 고위간부 대거 탈옥

[한겨레] 바그다드 인근 타지 교도소도

박격포 무장세력 10시간 공격

군경·재소자 등 50여명 사망

두곳서 최대 1천명 탈출설도 

이라크의 정치범과 테러혐의자 등을 수감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가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적어도 500명의 수감자가 대거 탈옥했다. 아부 그라이브는 후세인 정권 때는 반체제 인사를 고문·처형하던 최대의 정치범 수용소였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에는 미군이 포로 수용소로 쓰면서 고문과 학대를 자행해 악명이 높았다. 

22일 영국 <비비시>(BBC)는 “이라크 현지 시각으로 지난 21일 밤 9시30분께 바그다드 인근 교도소 두 곳이 고도로 무장한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며 “무장세력이 감옥에 100발 이상의 박격포를 쏘고 출입문에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무장세력은 바그다드 서부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와 북부의 타지 교도소를 공격해 10시간가량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군경 25명과 재소자 21명 등 적어도 40여명이 숨졌으며, 무장세력의 피해 등을 고려하면 사망자는 5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의회 하킴 알 자밀리 의원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약 500명 정도가 탈출했으며, 상당수는 사형 선고를 받았던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이라고 말했다. 또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통해 “이번 테러공격은 알카에다 테러 혐의자들을 풀어주기 위해 알카에다가 감행한 게 명백하다”고 전했다. 이라크 당국은 처음에 공식적으로는 탈옥 사실에 대해 부인했지만, 지금은 일부 탈옥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회 등을 통해서는 두 교도소를 합해 최대 1000명이 탈옥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편, 이라크 전역에서 벌어진 테러 등 폭력 사태로 이달에만 600명, 올해 들어 2800명이 넘게 숨졌다. 이에 따라 이라크는 종파·부족간 분쟁이 격화돼 실질적인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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