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 마뉘엘 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22일 일부 무슬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식 얼굴 가리개 착용을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스 장관은 이날 RTL 라디오에 출연, 파리 교외에서 얼굴 가리개인 부르카 착용 여성을 단속하는 문제로 경찰과 무슬림 주민들 간에 충돌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경찰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옹호하면서 이른바 ‘부르카 금지법’을 계속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은 여성의 권리에 관한 것이며 프랑스의 전통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법은 어느 곳에서든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스 장관은 이어 “나는 라마단을 지키는 사람들과 베일을 착용하는 사람들을 혼동하지 않는다”며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해서는 엄하게 대처할 것이지만 평범한 무슬림들은 단속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프랑스 수도 파리 외곽의 엘랑쿠르에서는 지난 19일 경찰이 얼굴 가리개를 한 여성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인들과 충돌했으며 이날과 20일 밤 잇따라 폭력사태가 발생, 차량 수십대가 불에 타고 경찰관 4명 등 10여명이 다쳤다.
지난 2011년 4월 ‘부르카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이 문제로 폭력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법에 따라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한 여성은 최고 150유로의 벌금과 함께 교양교육 이수가 부과되며, 베일 착용을 강요하는 사람은 최고 1년의 징역형과 3만유로의 벌금형이 선고된다.
프랑스에는 600만명 정도의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부르카 금지법’의 규제를 받는 사람은 2천∼3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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