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선교환경 변화, 전략 어떻게… 변화 추구하는 젊은층서 선교 실마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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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선교환경 변화, 전략 어떻게… 변화 추구하는 젊은층서 선교 실마리 찾아야2013.07.16 21:13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 역사상 처음 치러진 민주선거로 출범한 무함마드 무르시 정부가 반정부 시위와 군부 개입으로 지난 3일 무너지면서 이집트는 다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내년 초쯤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권을 요구하는 무슬림형제단이 강력하게 저항해 예정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 간 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 혼란에다 치안불안 등 악재가 겹쳐 이집트 내 소수 종교인 개신교의 선교활동은 상당 기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인 90% 이상이 이슬람교를 신봉하고 나머지는 이집트의 자생 기독교인 콥트교 9%, 기독교 1%로 추정된다.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든 반정부 시위 이후 정권교체를 두 차례 경험한 민심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년간 군림했던 호스니 무바라크가 2011년 초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뒤 지난해 6월 선출된 무르시 대통령은 집권 1년 만에 축출됐다.

선교 전문가들은 이집트 상황을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만큼 우선 위기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프론티어스선교회 이현수 대표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세속주의 세력 간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말했다.

한국인터서브선교회 박준범 대표는 “이집트는 현재 세속주의와 근본주의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당분간 이집트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선교사를 추가로 파송하는 등의 선교활동은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세속주의 세력이 집권할 경우 이집트 선교의 문은 다소 넓어질 수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A씨는 전화 통화에서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가 들어서면 적어도 형식적으로 교회의 활동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이슬람 근본주의 집권 시기에는 교회 안에서 하는 종교활동조차 위험에 빠지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완전히 힘을 잃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통령 권한 강화, 실업률 상승 등 정치·경제적 이유로 무르시 정부가 무너졌을 뿐 오랜 세월 뿌리를 내린 이슬람교에 등을 돌리는 이집트인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을 토대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FJP) 등 근본주의자들이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올라서는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국인터서브선교회 김기학 부대표는 “무르시 대통령이 축출되는 과정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회의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는 변화는 분명히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집트 사회의 중심은 이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 선교 전략은 더욱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혼란과 핍박 속에서 영적 진리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은 강해질 수 있는 만큼 세상적 변화를 추구하는 이집트 젊은층을 중심으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현수 대표는 “정치적으로 혼란에 빠진 무슬림(이슬람교도)이 영적으로 근심하고 공허해하는 부분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나누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보편적 가치에 눈을 뜬 이집트 젊은층을 중심으로 민주주의를 울부짖는 흐름이 있다”며 “보편적 인권이나 경제적 평등 등 총체적 복음이라는 측면에서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기독학생회(IVF)에서 중동·북아프리카 선교를 담당하는 하산(가명) 선교사는 “외부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집트 등 이슬람권에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외부에서 끊임없이 그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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