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성애는 죄, 하지만 게이도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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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동성애는 죄, 하지만 게이도 형제”

역대 교황 중 가장 전향적

“여성 사제는 허용할 수 없어”

교황 프란치스코는 29일(현지시간) 성적 취향 때문에 동성애자들을 비판하거나 차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7일간 성공적인 브라질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다.

 프란치스코는 “어떤 사람이 게이인데 신을 찾으며 선의를 갖고 있을 때 내가 과연 무슨 자격으로 그를 판단하겠는가”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동성애에 대한 역대 교황의 생각 중에 가장 전향적이고 동정적인 언급이다. 전임자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동성애 성향을 가진 남성은 신부가 될 수 없다는 문서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교황의 입장이 기존 가톨릭 교리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프란치스코는 “동성애 행위는 죄라는 교회의 가르침은 맞다”고 못을 박았다.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성적 성향은 죄가 아니지만 동성애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죄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교리문답은 이것을 매우 잘 설명하고 있다. (동성애 행위는 죄지만) 이들의 성향 때문에 주변부로 밀어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모두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형제가 돼야 한다. 진짜 문제는 이런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로비를 하려고 할 때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동성애 단체의 로비와 관련된 보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선 “게이 로비에 대해 여러 글을 보았는데 아직 바티칸에서 게이 로비스트라고 밝히고 나를 만난 사람은 없다”라는 농담으로 답했다.

 80분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교황은 가톨릭이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AP통신은 교황이 단 한 개의 질문도 피하지 않고 시종일관 솔직하게 응답했다고 전했다.

 가톨릭의 뜨거운 감자인 여성 사제 허용 문제에 대해선 “교회는 이미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교황이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이미 최종 답변을 한 바 있다”며 “그 문은 닫혀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은 예수의 제자 12명이 모두 남성이었다는 점에 근거해 여성의 사제 서품을 금하고 있다. 일각에선 예수가 남성 제자만을 둔 것은 당시의 풍습일 뿐 교리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교황은 “하지만 여성이 앞으로 가톨릭과 바티칸에서 지금보다 비중 있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은 소녀 복사나 자선회장과 같은 (수동적인) 역할을 넘어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3월 즉위 이후 첫 해외 방문지인 브라질에서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9일 로마로 돌아왔다. 중남미엔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39%가 몰려 있지만 최근엔 개신교가 약진하면서 쇠퇴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첫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의 브라질 방문으로 다시 한번 가톨릭 붐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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