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kooko(코코–코)
가나에서는 결혼식을 대개 두 번 하는데, 친지들이 모이는 전통 결혼식과 지인들이 모이는 교회 결혼식이 있다. 전통 결혼식은 신부의 집이나 친척집에서 대개 토요일에 행해지며, 신랑측 가족들이 신부의 가족들에게 지참금과 선물을 주고 신부의 손을 잡고 데려오는 의식이다. 주일날 교회에서 행해지는 결혼식은 새 가정을 위해 하나님의 복을 기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전통 결혼식은 약혼식이라고도 불리는데 kokooko(똑똑똑), 즉 신랑 가족들이 신부 집의 문을 두드리고 자신들이 찾아온 목적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Kokooko는 실제 결혼식 1-2주 전에 행한다. Kokoko는 가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면 문을 두드리고 방문목적을 밝히는 전통에서 유래했다. 신랑측 대변인은 가장 시적인 언어로 “신랑이 신부의 집 안에서 ‘아름다운 꽃’을 발견해서 그 꽃을 옮기고 싶은데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러면 신부 가족들은 며칠의 시간을 달라고 하고 그동안 신랑에 대해 알아보고 만일 만족하면 결혼을 위해서 신랑이 준비해야 할 품목을 통보한다. 그것들은 대개 신부를 위한 지참금과 의식용 술 두 병, 신부 부친을 위한 돈과 술과 천, 신부 모친을 위한 돈과 신발, 신부를 위한 옷감, 반지, 성경, 신발, 예식용 음료와 식사 등이다.
약속된 날이 되면 친지들과 초대 손님들은 아침 일찍부터 신부의 집에 모여 신랑측과 신부측으로 나눠 앉는다. 결혼식은 양가 어른들의 기도와 소개로 시작되며 신랑 가족은 준비된 지참금과 요구된 품목을 전달한다. 선물이 다 전달되고 나면 비로소 신부가 등장한다. 신랑에게 이 여인이 찾던 그 사람인지 묻고 신랑이 그렇다고 하면, 신부 아버지는 신부에게 그 남자와 결혼할 것인지 세 번 묻는다. 신부가 동의하면 신랑은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고 입 맞추고 안아준다. 그러면 집안 어른은 신랑신부에게 그들의 결혼생활에서 종교의 중요성에 대한 상징으로 성경을 선물한다. 기도와 축복 후에 어른들은 신랑신부에게 축하인사와 조언을 한다. 이후에는 성대한 파티가 베풀어지고 사람들은 늦은 시간까지 음악과 춤으로 시간을 보낸다. 가나 사람들은 전통 결혼식을 매우 중요시해서 전통 결혼식을 하지 않으면 결혼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집안 어른들의 동의 없이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할 수 없다. 전통 결혼을 마친 후에 호텔로 가서 첫날을 보내는 신혼부부도 있지만 대개 주일날 교회에서의 결혼식 준비를 위해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교회에서의 결혼식은 서양식으로 신부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신랑은 양복을 입는다. 교회는 멋지게 장식되고 교회 성도들과 성가대까지 나서서 신랑신부를 축하하고 목사의 주례로 부부가 된다. 이 예식을 마쳐야 비로소 신랑신부는 신랑의 집으로 가서 첫날밤을 보낸다. 여건이 허락되면 호텔에 가서 하루 이틀을 보내기도 하는데 대개 신부는 신랑이 살던 집으로 짐을 옮겨 신혼생활을 꾸려간다.
가나 사람들이 교회에서의 결혼을 성스럽게 생각해서 전통 혼례를 치른 후에 합방하지 않고 하나님의 축복을 기다리는 것이 가나 사람들의 전통이다.
지부장 회의 및 가나 사역자 임명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베트남에서 개최된 BEE Korea 지부장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한국, 중국, 싱가포르, 케냐, 가나, 베트남에서 사역하는 동역자들이 만나서 각자의 사역지에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역의 열매를 나누고 개인적인 교제도 나눴습니다. 특별히 BEE World 총재 Al Brideges 선교사님께서도 참석해서 비전을 나눴습니다. 강혜경 선교사가 종종 인생의 turning point가 된 것이 베트남 아웃리치였다고 고백했기 때문에 그동안 저도 베트남에 가 보고 싶었지만 이번 회의를 계기로 처음으로 그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회의에 앞서 하이퐁 교회에서 BEE 학생들의 DPM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로 공안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고 은혜롭고 감동된 졸업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BEE의 신실한 동역자였던 찐 장로님이 졸업생 대표로 울먹이며 간증할 때 우리 가슴도 뜨거워졌습니다.
지부장 회의를 통해서 BEE 동역자들의 열정과 헌신을 느꼈습니다. 서부 아프리카 사역이 가나에 한정되어서 다른 지부에 비해 다소 빈약했지만 기쁘게 격려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회의에만 몰두하지 않고 하롱베이와 싸파 지역을 함께 둘러보았던 것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하노이와 라오카이를 야간열차로 오가며 지나 온 삶의 여정을 나누었던 시간은 우리를 하나 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 지부장회의를 알차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베트남에서 BEE의 협력선생으로 사역 중인 이새벽·류이슬 선생님이 유창한 베트남어로 처음부터 끝까지 헌신적으로 섬겨주셨기 때문입니다.
가나에 돌아와 사역자 회의를 통해 신임 BEE 사역자인 Michael, Emelia, Raphael에게 ID 카드를 주었더니 너무 좋아해서 저 역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들은 저의 신실한 동역자이자 친구입니다. 제가 가나 사역을 처음 시작했던 2010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이들과 매주 3시간씩 말씀으로 교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저와 같이 제자훈련의 중요성을 잘 알고 그 사역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헌신을 통해서 가나에 더 많은 충성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지속적으로 세워져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 방문
2년만의 고국 방문은 우리 부부뿐만 아니라 예지와 예성이를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습니다. 예지는 말할 것도 없고 예성이 역시 비행기를 탄다는 설렘으로 한국 가는 내내 비행기 안에서 전혀 불평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내에 설치된 기기를 만지며 좋아했습니다. 강 선교사는 말라리아에서 가까스로 회복중이어서 말라리아 검사 키트와 약을 챙겼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 동안 건강검진을 하고, 예지와 예성이를 놀이동산에 데려가고, 동역자들을 만나서 교제하고 사역을 나누는 데 목표를 세웠습니다. 한국 도착해서 얼마 되지 않아 강 선교사가 열이 나고 머리가 묵직한 게 말라리아 증세 같다고 해서 급하게 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정밀 검사를 했지만 다행히 말라리아는 아닌 것으로 진단되어 퇴원하기도 했습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표현이 이럴 때 적절한 것 같습니다. 예지와 예성이는 한국에서 놀이동산 여러 곳을 다니며 가나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즐겼습니다. 예성이가 순둥이인줄 알았는데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수줍어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내심 흐뭇했습니다.
이번 한국방문 기간 동안 감사하게 많은 동역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BEE 공동체, 온누리교회 순 식구들, 작년에 가나에 단기선교 왔던 요셉 공동체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26년 전 유학시절 함께 믿음생활 했던 지체들, 그리고 대학 합창단 동기들과 좋은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단지 선교사라는 이유만으로 허그해 주시고, 식사를 대접해 주시고, 또 후원해 주신 동역자님들, 무료로 치과치료 해 주신 순장님 등. 제가 일일이 감사드리지 못했지만 하늘 아버지께서 풍성하게 채워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지만 만남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고 존경했던 온누리교회 김종인 장로님을 슬픔 가운데 천국에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그분의 사랑과 섬김으로 저를 포함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맛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가나 무슬림들은 라마단(금식월)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들과 달리 기독교가 보편적인 가나 남부에서는 그것을 피부로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교회마다 찬양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복음을 통해서 가나 무슬림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며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계 7:10)라고 고백하기를 기도합니다.
기도 제목
1. 훈련된 가나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에 비전을 품고 헌신하도록
2.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토고 사역에 신실한 동역자들을 만나도록
3. 일대일 제자훈련 학습서가 Twi, Ewe, Ga 언어로 영성 있게 번역되도록
4. 11월에 예정된 BEE 졸업식과 FTS 및 단기사역이 은혜 가운데 준비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