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하 목ㅅㅏ의 인도 이야기 – “인도에서 비자받기”(2013년 8월 첫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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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어머니와 동생은 모든 일정을 잘 마치고 귀국하셨습니다. 그리고 인도에 남은 저희 가족은 다시 일상의 모드로 돌아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했습니다. 아무래도 한번 특별한 이벤트들이 지나가고 나면 일상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ㄱ지에서는 더욱 그러네요. 

그리고 오는 월요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비자 연장을 위한 전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저희 비자는 오는 9월 초에 끝나기에, 8월까지는 연장을 해야 하거든요. 순조로운 연장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인도는 선ㄱ사가 장기적으로 비자를 얻고 유지하기가 매우 힘든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이번 주에는 인도의 비자에 대해서 조금 나누어보고 싶네요. 특히 이 땅의 선ㄱ를 생각하시는 분들께 좋은 정보와 기도거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인도에 선ㄱ사가 와서 도전할 수 있는 비자는 학생비자, 사업비자, 고용비자, NGO비자, 관광비자 등이 있습니다. 선ㄱ사 비자, 종교 비자는 법적으로는 존재하나 실제로는 없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지요. 

‘학생 비자’ – 예전에는 실제로 출석하지 않고 비자만 받기 위해 학원이나 학교에 등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정말 매일 출석을 해야하죠. 게다가 동반자 비자가 안 되기에 배우자 역시 학교(혹은 학원)을 다녀야 합니다. 또 학생비자로 여러 해를 계속 있으면 블랙리스트에 올라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다른 길을 찾아야 되지요. 그러나 언어(영어나 힌디 등)은 어차피 배워야 하는 것이기에 대부분의 초임 선ㄱ사들은 학생비자를 택해 인도에 오시곤 합니다. 

‘사업 비자’ – 예전에는 장소를 하나 빌려 주중에는 커피하우스 등 크게 수익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교제와 사역의 장소로 사용하다가 주일에는 예배장소로 쓰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사업 비자를 취득하면 엄격한 감사와 거액의 세금을 매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비자가 되었습니다. 비즈니스를 안 해본 사람이 외국에 가서 비즈니스에 성공할 확률은 너무나 낮습니다.(게다가 저는 학부와 대학원 전공이 둘 다 신학입니다.) 또 자칫 사역은 잘 되는데 사업이 망해서 철수하거나, 혹은 사업유지에 탈진하여 사역에 몰입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NGO비자’ – 아프리카의 극빈국들과는 달리, 인도는 기본적으로 외국의 구호단체를 그다지 반기지 않습니다. 게다가 약간의 종교색도 들어가면 안 되며 점점 관련 법규가 엄격해져서 여러 가지 이유로 추방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전문성도 필요하구요. 하지만 지역사회 개발 사역에 비전이 있는 분들이 요즘 많이 새롭게 도전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고용비자’ – 인도인이나 ‘사업비자’를 가진 외국인에게 고용되어 받는 비자입니다.(가족 동반자 비자도 함께 받을 수 있으니 더욱 좋지요) 예전에는 신앙 좋은 성도님의 기업에 서류상으로 취업되어 비자가 해결되고, 본인은 사역에 집중할 수 있는 행복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외국인을 고용해서 비자까지 주려면 까마득한 월급을(최소 월 2000불)지급해야 하고, 그에 따른 세금, 행정 문제, 그리고 ‘위장 취업’여부에 대한 엄격한 감시의 눈 때문에 엄청난 부담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비자에는 당연하게, ‘발급된 목적 이외의 활동 제한’ 규정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이명길 선ㄱ사는 파송 전 거의 10년 이상 선ㄱ지에서의 비자를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두려움 없이 머무를 수 있으면서, 또한 인도 정부나 주변의 현지인을 의식한 이중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언어 학습도 복음 사역도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 비자를 얻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물론 현행 법적으로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망이었죠. 저희는 그런 비자를 농담 삼아 ‘슈퍼 슈프림 치즈 크러스트 비자’라고 불렀습니다.(쩝.. 인도인과 결혼했어야 했나..? 수상의 생명의 은인이라도 되어야 하나.. 했었죠.) 

저희는 일단 마히마 학교의 교사로서 임용된 덕에 비교적 안정된 ‘고용비자’를 얻었습니다. 다행히 학교가 교사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인도에 도움이 되는 인력으로 여러 가지 법적 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특히 급여에서 – 어차피 2000불의 초봉을 받는 교사는 인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을 테니까요. – 저희 월급은 약 100불 가량입니다. 물론 그것도 입금되는 즉시 학교에 도로 기부하지만) 다만, 고용될 외국인 교사는 해당 과목에 대한 교원 자격증 등이 있어야 하는데 저와 이명길 선ㄱ사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운전면허증,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딴 태권도 단증뿐이었죠. 

그러나 영어로 번역된 국기원의 공식 단증은 외국인들이 보기엔 훌륭한 자격증이었습니다. 도리어 ‘이렇게 어려서 블랙밸트 마스터가 되다니! 대단한데!’ 인거죠. 그래서 저희는 기적적으로, 각각 겨우 2단으로, 마히마 기독학교의 태권도 교사로서 고용비자를 받은 것입니다. 할렐루야!

그 후로 저와 이명길 선ㄱ사는 매일 출근하여 교사 기도회와 아침예배(및 조회), 1교시 성경수업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태권도와 축구 수업도 진행하며 기말에는 시험도 봤지요. 심지어 출퇴근 지문 인식 기계까지 충실하게 체크했습니다. 덕분에 교사들도 우리를 당연히 그들 중 하나로 여겨 주었고, 정부 감사에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 듯, 변호사도 비자 연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더욱 감사한 것은, 벅찬 이중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현지인의 눈을 크게 속일 필요도 없었고(기독 학교 교사가 다른 인도인 교사들도 다 하는 기도와 예수님 이야기 하는데 누가 뭐라고 합니까? ^^) 매일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소중한 사역의 시간이었으며, 힌디와 영어 학습, 슬럼 심방, 교회사역에도 플러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힌디와 영어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도 동료 교사고, 심방 가서 만나는 아이들도 우리 아이들이며, 교회에도 우리 학생과 교직원들이 가득한걸요. 그렇게 저희의 ‘수퍼 슈프림 비자’의 기도는 응답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공동체와 비자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변호사를 만나고, 실제적인 작업에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비자 때문에 고통 받는 인도의 모든 사역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인도의 비자 관련법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기를 10여년 간 기도해 왔는데, 지금까지는 반대로 선ㄱ사들에게 더 어려워지는 쪽으로 강화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도하게 하신 분께서, 응답도 예비하고 계실 줄 믿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동참해 주세요. 

주님의 평화! 

Ps. 

이명길 선ㄱ사는 델리에서 열리는 1박 2일의 태권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공무 출장을 갔습니다. 제일 저렴한 로컬 기차로 왕복 40시간 가량을 고생하며 이동하는 것입니다. 더 비싸고 편한 기차 티켓을 예약할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대단한 열정과 체력입니다. 8월 2일 토요일 저녁에 뭄바이 도착 예정입니다. 많이 격려해 주세요 ^^

Ps 2. 

저희 마히마 기독 국제 학교에 익명의 기부자가 보내주신 후원으로 거의 15년간 쓰던 책상을 일부 교체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의 소망에 따라 신상은 밝히지 않았지만, 새 책상에 앉아 먼저 기부하신 분을 위해 기도하고 수업을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밝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구 책상과 교실(하얀 테이블), 새 책상과 교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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