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영 광복후 첫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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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史를 바꾼 한국교회史 20장면] “한국선교가 기독교를 모든 나라의 종교로 바꿔”

최찬영 광복후 첫 선교사

“백인의 종교였던 기독교가 인종을 뛰어넘어 세계인의 종교로 변한 것, 선교의 수혜자였던 비서구권이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로 바뀐 배경에는 강력한 한국교회의 선교운동이 있었습니다.”

‘해방 후 첫 선교사’인 최찬영(87) 선교사가 지난 5일 서울 등촌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교회가 해외 선교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기독교를 서양 종교에서 모든 나라의 종교로 바꾼 것”이라며 “세계 선교의 판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최 선교사는 세계 선교의 캐치프레이즈가 바뀐 것을 예로 들며 “100년 전 선교의 구호는 ‘서구에서 비서구로’였지만 지금은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로 변했다”고 말했다. 서구나 비서구 할 것 없이 세계 각국에서 선교사를 파송하고 복음의 전파도 특정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단언’은 지난 50여년간 세계 선교의 현장을 직접 지켜본 노(老)선교사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는 1955년 6·25전쟁 이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첫 선교사로 파송돼 92년 은퇴할 때까지 태국과 라오스의 성서공회 총무, 아시아·태평양지역 총무로 활동했고 은퇴한 후에도 선교사로 계속 활동 중이다. 최 선교사는 파송 당시 선교사 비자 발급에 1년이 넘게 걸렸던 시절을 살았고 외국에서는 세계 최빈국의 선교사로서 말 못할 설움도 겪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전 세계 169개국에 2만4000여명의 한국 선교사들이 활동 중인 ‘선교한국’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감회는 남달랐다.

“태국으로 파송된 지 얼마 후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기에 ‘하늘나라 시민’이라고 말했어요. 그만큼 한국은 알려지지 않았던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선교사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큰 축복입니다.”

최 선교사는 그러나 선교의 비약적 발전에 한국교회가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선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내고 몇 개의 교회를 세웠느냐가 핵심이 아니다.

“선교는 현지 크리스천이 선교사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처럼 낮은 곳으로 가서 섬기고 봉사해야 합니다. 현지 교회가 성령 충만을 받아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선교의 내용을 바꿔야 합니다.”

그는 “무작정 선교사를 보내는 시대는 지났다”며 “국가와 문화, 시대에 따라 접근법을 달리해 각 분야에서 효과적인 선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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