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7월 28일 말리 동북부 키달에서 유엔평화유지군이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위한 투표소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DB) |
상대 후보 패배 인정…1년6개월만에 민선 정부 재출범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 서부 아프리카 말리의 대통령 선거에서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68) 전 총리가 상대 후보의 패배 인정으로 사실상 당선됐다..
케이타 전 총리에 맞서 지난 11일 진행된 대선 결선 투표에서 경합한 수마일라 시세(63) 전 재무장관이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인 12일 오후(현지시간) 패배를 인정했다고 AP·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시세 전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선거 승리를 축하해주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말리의 차기 대통령인 케이타의 집으로 간다”면서 “말리에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밝혔다.
케이타는 시세의 방문이 말리의 앞날을 위해 이뤄진 용단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케이타 전 총리는 지난 7월28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39.3%의 지지율을 획득하면서 낙승이 점쳐졌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다른 후보들이 대부분 케이타를 지지하겠다고 밝혀 결선 투표에서도 1위가 유력했다.
케이타는 결선 투표에 이어 진행된 개표 과정에서 줄곧 우위를 점해왔다.
케이타 당선자는 지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총리로 재임했고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회의장을 맡았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자신이 집권하면 반란과 군사 쿠데타, 내전 등으로 큰 피해를 본 국가 재건을 위해 화합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6일까지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시세의 패배 인정으로 케이타는 선거 후유증을 겪지 않고 정통성을 지닌 합법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게 됐다.
케이타 정부는 그러나 말리 동북부 지역의 독립을 원하는 투아레그 부족과 산악지대에 은거해 저항을 지속하는 이슬람 급진세력 문제에 대처해야 하는 힘든 과제를 안고 있다.
말리는 지난해 2월 투아레그 부족의 반란에 이어 군사 쿠데타가 발생해 민선 정부가 붕괴했다. 더욱이 이슬람 급진세력이 동북부를 점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지난 1월 말리 정부를 도와 프랑스군이 개입해 말리 동북부에서 이슬람 급진세력을 축출했으나 이슬람 세력은 산악지대 등에 은거하면서 게릴라식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
말리에는 약 6천명의 아프리카국가 군인들로 구성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배치돼 있으며 연말까지 1만1천여명 수준으로 증강될 예정이다.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