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다음세대들을 위해서” – 원정하 목ㅅㅏ의 인도이야기(2013년 8월 넷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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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지난주 토요일, 우리 교회의 두 형제, 빤추와 아띠난드가 같은 날 아빠가 되었습니다. 빤추는 딸(조세핀), 아띠난드는 아들(다이랴). 주일에는 온 교회가 함께 축하하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농담 삼아 둘을 나중에 결혼시키라는 말도 있었구요. 공숙자목사님께서는 두 사람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나오셔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95년 6월 20일에 제가 가방만 하나 들고 인도에 도착해서 22일에 거적 깔고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때 몇 명의 아이들이 앉아있었는데, 그 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두 아이가 바로 빤추와 아띠난드 형제입니다. 제가 19년 전, 거의 첫날에 만난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어떻게 약속이라도 한 듯 한날에 아이들을 낳았는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자마자 온종일 걸려 병원 심방을 했습니다. 각기 다른 ‘정부 병원’에 입원한 두 산모를 찾아갔지요. 정부 병원들은 전시의 야전 병원과 비슷했습니다. 이런 저런 비릿내와 커다란 핏자국들, 천장의 거미줄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 큰 홀 하나에 40여명의 산모들이 각각 자기 아기와 누워있었는데, 그중 3분의 1은 침대가 모자라서 바닥에 있었고, 심지어 복도에 누운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간호원들은 별로 환자들을 살펴보는 눈치도 없었구요. 게다가 어떤 산모들은 침대를 자기 친지들에게 양보하고 바닥에 앉아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마당에는 팔뚝만한 쥐들이 돌아다니는데도, 빤추는 ‘이 병원은 영국 시절에 지은 건물입니다. 정부 병원 중에서는 시설이 제일 좋아 멀리서도 여기에 입원시키러 오지요. 저는 운이 좋은 겁니다.’라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정말.. 베데스다 연못가를 방불케 하는군.. ㅜㅜ ’ 이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그래서 조금이라도 여유있는 이들은 모두 사립 병원으로 갑니다.) 

저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그 홀이 산부인과 병실이었다는 것, 우리 조세핀과 다이랴를 비롯해서 엄마와 한 침대에 누워있는 아기들이 각각 생후 하루밖에 안 된 아이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 며칠간은 산모도 일정한 시간에만 한번 씩 아기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신생아실에서 보호해주는데.. 저는 산모는 만나도 아기는 못 볼 줄 알았거든요. 



온갖 교통수단을 다 갈아타 가며 땀에 절어 도착한 저희 때문에 아기들이 감염이라도 걸리면 어쩌나 걱정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두 아들(석정, 송정)들이 태어났던 병원과 너무 비교가 되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양이 부족한 인도의 아이들은 정말 작게 태어납니다. 다행히 조세핀과 다이랴는 2키로가 넘어서 나왔지만, 정말 1키로 초반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고, 심지어는 800그램이 채 안되어 나온 아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산모를 만나 위로하고 선물도 전달하고, 막 태어난 아기들을 품에 안고 축복기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영광이었습니다. 특히 공목사님, 수라지 목사님은 당신들이 정말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종일 두 병원을 오가느라 릭샤, 트램(교외 전철), AC버스, 로컬버스, 도보 등 온갖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라 몸은 녹초가 되었고, 또 열악한 병원에서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자라서 보게 될 인도는, 그 부모들의 인도와 정말 다르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소망으로 기도하고 노래하며 병원 심방에서 돌아왔습니다. 

8월 23일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인도에서 맞이한 첫 번째 생일이었죠. 어떻게 하면 아내를 덜 고생시키면서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가 복음 14장 12~14절의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두렵건데 그 사람들이 너를 도로 청하여 네게 갚음이 될까 하노라. 잔치를 베풀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갚을 것이 없으므로 네게 복이 되리니 이는 의인들의 부활 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라.” 

저희 마히마 국제 기독학교에는 학생이 100여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 중 20여명은 고아들입니다. 여학생들 열댓 명은 브라질에서 오신 ‘엘더밀, 달린’ 선ㄱ사님 부부(포르투갈계 백인)가, 남학생 일곱명은 우리 교회 성도이자 마히마 학교 교사이기도 하신 ‘넬슨, 제닛’부부가 키우고 계십니다. 학교에서, 교회에서 매일같이 보는 아이들이고 그중에는 매춘굴까지 같이 가서 보호자(부모는 없고, 매춘녀인 이모)에게서 인계받아온 아이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모두 맥도날드로 초대하여 큰 파티를 열었습니다. 

또 우리 교회 청년들까지 부르니 결국 총 인원은 53명이나 되었습니다. 아직도 맥도날드는 절대 다수의 인도인들,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는 꿈의 장소입니다.(인도라 당연히 소, 돼지 메뉴가 없고 오직 닭이나 생선, 야채버거 뿐이긴 하지만) 


엘더밀 선ㄱ사님의 열정적인 포르투갈어 기도로 저희 행사는 시작되었고, 저는 여러 가지 언어로 과분한 축복을 받았습니다.(페북으로도 100개에 가까운 축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나름 한국, 인도, 네팔, 스페인, 브라질의 5개국 사람들이 함께 모인 국제적인 행사였습니다. 
^ー^ 그리고 제일 큰 햄버거 세트들에 아이스크림도 추가하여 풍성한 잔치를 벌였습니다. 


먹고 노래하고 사진 찍고 교제하며, 그리고 석정이와 송정이를 돌려가며 안아가며.. 

저희는 다시 한번 하늘의 잔치를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다음세대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그 가문 역사상 처음으로 예수 믿은 부모 밑에서 자라날 다리야와 조세핀같은 아이들. 비참하게 자라 부모를 잃어 십중팔구 깡패나 창녀, 걸인, 슬럼 빈민이 되었을 뻔 했지만, 주님의 은혜로 마피아나 인신매매단보다 선ㄱ사를 먼저 만나 인생이 바뀐 고아들.. 웃음이 뭔지 알고, 진리를 배우며 자라는 아이들. 이제 이 아이들은 인도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은 인도의 다음세대 중 한 명이 되겠죠. 

이 아이들과 한 상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는 영광이고 축복입니다. 이러한 ‘화목제’가 우리 삶에 더욱 가득하고, 인도 곳곳에서 밝고 바른 다음세대들이 자라나기를, 그래서 이 땅이 기쁨과 희망의 씨앗들이 심어지는 나라가 되기를 기도해 주세요. 

주님의 평화! 

ps. 

저희 사역과 인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오프라인 중보기도 모임(인도 비전그룹)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열시 반에 서울 4호선 상계역(또는 7호선 중계역) 근처 옥토 감리교회에서 12년째 모이는 중입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은 김영수전도사님(01064896926)이나 정덕영 목사님(01056565812)께 연락 주세요! 맛있는 점심 함께해요!! 

 


               <엘더밀 & 달린 선ㄱ사 부부와 수양딸들 / 제닛 & 넬슨 선생님 부부의 수양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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