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에서도 反이슬람정권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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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에서도 反이슬람정권 시위

올해 야당 인사들 연쇄 피살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24일(현지 시각) 수천 명이 이슬람주의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BBC가 보도했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튀니지는 2011년 1월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의 23년 독재를 무너뜨린 이후 이슬람주의 정당인 엔나흐당이 집권했다. 엔나흐당은 이집트에서 발족한 무슬림형제단의 분파다.

하지만 엔나흐당이 세속주의 세력과 충돌하고 경제 살리기에 실패하면서 정권 기반이 취약해졌다. 올해 들어 튀니지는 야당 유력 인사들이 잇따라 암살되면서 정치적 혼란이 심화한 가운데,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이 지지하는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몰아낸 것에 자극을 받아 반(反)정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튀니지 야권은 지난달 초 이슬람주의 정권 축출을 위한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좌파 연합단체 ‘대중전선’은 현 정부 퇴진과 과도 내각 구성, 조기 선거를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치솟는 실업률과 물가, 계속된 치안 불안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튀니지 노동연맹이 이슬람주의 세력과 야당 간 대화를 중재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집권 엔나흐당은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데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권은 “정부가 지연 전술을 펴고 있다”며 즉각적인 정부 해산을 촉구했다.

튀니지는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오랜 독재로 인해 군부 세력이 약해져 있어 이집트 군부처럼 정권을 전복할 구심점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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