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하드 위한 첫 지침 내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사진)가 조직원들에게 이례적으로 ‘지하드(성전)를 위한 지침’을 내렸다.
자와히리는 최근 조직원들에게 무차별적 공격을 자제하고 선교활동에 힘쓰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으며, 그가 지하드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디언이 16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군사적 목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자와히리는 이번에 이슬람을 전하는 ‘다와’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장소에 따라서 목표 설정이 달라야 한다면서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자와히리는 “우리의 투쟁은 오래 걸린다”며 “지하드는 안전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알카에다는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으로 새 전기를 맞았다. 현재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넘어 북아프리카, 캅카스, 카슈미르까지 영향력이 미친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도 알카에다 연계세력은 반정부군의 주축을 맡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이들을 묶는 끈은 ‘이념’뿐이다. 알카에다 연계단체의 수가 늘어나면서 조직의 결집력이 약해져 지도부의 통제력이 약해지고 있다. 이라크 알카에다는 본부의 허락 없이 시리아의 알카에다 연계세력과 통합을 발표하면서 지도부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 또한 무차별적인 자살폭탄테러나 시아파를 대상으로 한 공격 등으로 반감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자와히리는 살라피스트 추종자들에게 다른 종파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무슬림 땅에 사는 기독교·힌두교·시크교도를 내버려두고, 여성과 아이들의 생명을 존중하며 모스크나 시장 등 사람들이 섞여 있는 곳에서는 공격을 자제하라고 덧붙였다. 대테러 전문가인 다비드 가르텐스타인 로스는 트위터에 “자와히리 문서의 최대 주제는 자제”라면서 “과도한 행동들이 알카에다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썼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