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커지는 중국 3대 자치구]
-신장 위구르, 이슬람 독립운동
중앙정부에 뿌리 깊은 증오심… 넉달간 유혈충돌 100명 숨져
-티베트, 120여명 분신자살
국경절에 중국국기 게양 강요, 비무장 시위대에 발포까지
-네이멍구, 대규모 對테러 훈련
한족·몽골족 석탄 놓고 갈등
중국의 3대 소수민족 자치지역인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티베트 자치구,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보도했다. 이 지역은 중국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현지 소수민족과 공안(公安·경찰) 간 충돌로 사상자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최근 시위 빈발 지역은 사실상 계엄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은 인구의 다수(91.5%)를 차지하는 한족(漢族)과 나머지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소수민족 가운데 위구르족·티베트족·몽골족이 한족 통치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저항에는 한족의 부(富)·권력 독점에 대한 불만과 차별 대우에 대한 반감이라는 공통적인 배경이 있다.
중국 공안은 최근 2주간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주민 7명을 테러 혐의로 사살했다. 이에 앞서 6월 투루판(吐魯番)에서 위구르족 무장 세력이 파출소와 행정관청을 공격, 총 35명이 사망했다. 6월 이후에도 신장 남부 지역에서는 공안과 주민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해 현재까지 1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티베트 자치구도 위급 상황에 처했다. 지난 8일 티베트 나취(那曲)지구 비루(比如)현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공안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비무장 상태인 주민들에게 발포, 3명이 사망했다고 RFA가 전했다. 비루현에서는 6일에도 공안이 시위대에게 발포해 60여명이 다쳤다. 티베트 주민들은 당국이 국경절(10월 1일)을 맞아 중국 국기를 달도록 강요한 데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네이멍구에서는 테러 움직임이 포착돼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네이멍구 공안국은 최근 단속을 통해 폭발물 50t, 기폭장치 12만개, 총 2000정, 칼 3만2000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네이멍구에서는 지난 7월 공안이 몽골족 유목민을 구타한 한족 3명을 두둔하고 오히려 몽골족을 고문한 것에 격분한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서를 습격한 바 있다.
이 3개 소수민족의 저항 이유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위구르족은 중국 중앙정부에 뿌리 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 위구르는 1750년대 청나라 건륭제 때 중국에 편입된 이후 여러 차례 반란을 일으켰다가 진압당했다. 한족이 신장으로 들어오면서 자치구 내 위구르족 비율이 40%대로 떨어지자 위구르족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은 이슬람 세력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시도하고 있어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불교를 믿는 티베트족은 종교 갈등이 큰 원인이다. 2009년 이후 티베트족 120여명이 독립과 종교 자유를 외치며 분신자살을 했다. 티베트족은 1959년 3월 중국의 티베트 점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폭동이 발생한 이후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를 아직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하고 있다.
네이멍구 자치구는 한족에게 생활 기반을 빼앗기고 있다는 몽골족의 불만이 커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앙정부가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지난 수년간 네이멍구 지역의 풍부한 석탄을 무리하게 개발하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이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정부는 사회 안정을 우선 과제로 놓고 소수민족의 소요에 강경한 입장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소수민족의 저항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