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미에서의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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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남미에서의 영향력 확대

2011년 멕시코의 한 학생은 어느 모임에서 당시 멕시코에 주재하던 고위 이란 외교관에게 이슬람에 대해 질문을 던졌는데, 수 개월 후 이란으로 가는 비행기 표와 이란의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이란으로 간 카를로스(Carlos)라는 이름의 이 학생은 이란의 종교도시 콤(Qom)에 있는 ‘동양 사상 문화 연구소(Oriental Thought Cultural Institute)’라는 이슬람 학교(madrassa)에서 자신과 비슷한 경로로 이란에 오게 된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의 남미 출신 학생 25-30명을 만났다. 보안상의 이유로 ‘카를로스’라는 이름만 밝힌 그는, 이 학생들 중 다수가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이들이 반(反)미 성향을 가졌다고 말했다. 카를로스는 이란에 도착한 지 3개월 만에 멕시코로 돌아온 후 이란에서 경험한 것을 세상에 공개했다.
이란은 최근 남미 국가들의 학생 수백 명을 자국으로 초청하여 자국의 종교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는 국제적인 테러범으로 수배되어 있는 인물이다. 이란은 서구에 자국의 영향력을 증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란은 이렇게 학생들을 이란으로 데려 올 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남미 국가에서 이슬람 사원과 이슬람 문화 센터를 건립하고 스페인어로 된 방송 프로그램도 송출하고 있다.
이란의 이러한 ‘문화 정책’으로 반미 성향이 강한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에 자국의 지지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남미 정보 기관은 이란이 스파이와 미국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할 요원을 양성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013년 5월 남미 국가에 이란이 결성한 지역 비밀 정보 조직의 증거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이란 정부가 종교와 문화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테러 범죄를 지원할 지역 조직을 만들고 있으며, 이란에서 남미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물로 이란의 이슬람 성직자이자 정부 관리인 모센 랍바니(Mohsen Rabbani, 사진)를 지목했다. 랍바니는 1994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에서 85명을 죽게 한 유대인 지역 센터 폭탄 테러 사건을 지원한 인물이다. 이란은 이 보고서를 친(親) 이스라엘 성향의 검사가 조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랍바니는 서구에 강하게 저항하는 이란에 호감을 갖는 남미 청년들을 공개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미국의 한 정보 단체는 2007년부터 1,000명 이상의 남미 청년들이 이란에서 랍바니의 후원아래 훈련을 받았다고 추정했다.
이란에서의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남미 청년은 아주 소수이다. 하지만 카를로스와 같은 소수의 학생들을 통해, 이란과 이란의 종교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청년들이 이란에서 종교적, 정치적 사상을 습득하여 이란에 충성적인 인간으로 변화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국무부도 매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공식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은 물론 친(親)미 언론인과 정치인 그리고 사회 지도자의 미국 여행을 후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나라들도 문화와 학문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란의 미국 주재 유엔 대표부의 미르유세피(Ali Miryousefi) 대변인은, 이란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처럼 아프리카, 아시아와 다른 지역으로부터 매년 수백 명의 학생들을 받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부터 이란은 남미 주재 자국 대사관의 숫자를 2배 이상 늘렸다. 2005년 5개에 불과하던 남미의 이란 대사관은 현재 11개가 되었다. 그리고 이란은 17개의 문화 센터와 많은 수의 이슬람 사원을 남미에 건축하고 있다. 또한 이란이 제작한 기독교에 대한 이슬람의 관점을 담은 스페인어 프로그램이 이란이 세운 텔레비전 방송국 Hispan TV를 통해 수백만 남미 가구로 송출하고 있다.
미국 외교 정책 위원회(American Foreign Policy Council)의 버만(Ihan Berman) 부위원장은 이란이 남미를 향해 자국의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전략을 증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이러한 전략이 남미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아직 남미 국가의 정부들은 이란을 테러를 후원하고 핵 위협을 갖고 있는 나라로 여기고 있으며,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얻을 유익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이란의 남미를 향한 영향력은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남미의 국가들은 이란의 경제를 고려해 볼 때 자국을 지원해 주겠다는 이란의 약속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에서의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힌 후 위협을 받았던 멕시코 학생 카를로스는 결국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어렵게 살고 있지만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카를로스는 3개월에 그친 이란에서의 경험이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한때 멕시코에서 장래가 유망했던 카를로스는 이제 미국에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출처: The Washington Post, 2013년 8월 10일,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8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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