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장대원들이 20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 고급호텔 식당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외국인과 어린이 등 9명이 숨졌다. 탈레반은 즉각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선언했다.
10대 무장괴한 4명은 아프간 특수부대에 의해 즉시 사살됐다. 아프가니스탄은 다음 달 5일 외국의 지원 없는 첫 독자적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무함마드 아유브 살랑기 아프가니스탄 내무부 차관은 “20일 오후 6시쯤 카불의 5성급 특급호텔인 세리나 호텔 식당에서 4명의 무장괴한이 총격을 퍼부어 외국인 4명과 아프가니스탄인 5명 등 총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여성은 4명, 남성은 3명, 어린아이는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외국인은 캐나다와 뉴질랜드 출신 여성 각 1명, 인도와 파키스탄 출신 남성 각 1명이다. 부상자 중엔 얼굴과 복부, 다리에 총상을 입은 하비브 아프간 아프가니스탄 의원도 포함됐다.
내무부 대변인은 “무장괴한들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으로 저녁을 먹겠다며 양말 속에 권총을 숨긴 채 호텔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괴한들은 호텔 화장실에서 3시간 동안 숨어 있다가 저녁 시간에 특별 뷔페를 먹던 사람들에게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괴한들은 아프간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사건 직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장소라도 공격하기로 결정하면 해낼 수 있다”며 호텔 테러를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오전에 11명의 사망자를 낸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자폭테러도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 10일 “대선에 반대한다”며 “투표소 실무자, 유권자, 보안요원을 모두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세리나 호텔은 대통령궁과 주요 정부청사에서 불과 1㎞ 떨어진 고급호텔로, 외국인이 주로 찾는다. 특히 이 호텔에는 대선을 감시하기 위해 온 유엔 직원들이 묵고 있었다.
[이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