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하 목.사의 선.교일기(2014년 3월 셋째 주) “마히마 청년부의 구제사역”
마히마 교.회의 청년부는 자주 모이는 편입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성경공부를 하고 토요일에는 사역을 합니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매월 첫째 주 주일 대예배 후에 일종의 총회를 합니다. 또 대부분의 청년들은 격주로 금요일마다 철야 예배에 참석합니다.(밤 11시부터 새벽 세시까지) 제가 선.교사로서 받은 첫 보직이 바로 이 청년부의 담당 목.사, 즉 Youth Pastor입니다.
첫 총회 때, 이제 수요일에는 성경을 공부하고, 금요일에는 충분히 기,도를 하니까 토요일에는 한 시간씩 전도와 사역을 하자는 의견에 대해서 청년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찬성을 했습니다. 그리고 매월 첫 주는 아이디어 회의, 그리고 나머지 토요일들은 필드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3월의 일정은 둘째 주는 구제 사역, 셋째 주는 연습, 넷째 주는 공연사역으로 잡혔습니다. 이 모든 것은 청년회장 피터를 비롯한 현지인들에 의해 결정되었고, 저는 사회만 열심히 보았습니다. 그렇게 첫 주가 지났고, 둘째 주에는 약속대로 구제사역을 나갔습니다.
구제 사역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닙니다. 우리 청년들도 별로 부유한 사람들이 없고 개중에는 슬럼에서 온 친구들도 적지 않지만, 각자 집에 있는 안 쓰는 물건과 옷가지 등을 모아서 더 가난하고 비참한 슬럼에 가져다주는 것이죠. 청년들은 자신들끼리 회의를 하며, 이 때 공연을 병행하거나 전도지 등을 같이 주거나 하지는 말자. 다만 왜 이런 것을 주는지, 어디서 왔는지 등을 물으면 대답할 것을 지혜롭게 준비하자고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저 역시 구제사역의 유일한 동기는 긍휼이어야 한다고 믿기에 기꺼이 동의했습니다.
저와 이명길 선.교사를 비롯한 열 명의 구제 팀이 각자 꾸러미 한 개씩을 갖고 슬럼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찰나, 공숙자 목.사님께서 자동차(스콜피오 – 하얀색 무쏘와 비슷) 대신에 오토 릭샤(서민용 삼륜차 택시)로 이동하라며 차비를 보내주셨습니다. 우리가 높은 사람처럼 자동차를 타고 가서 별것도 아닌 물건들(대부분 우리 형제들 집에서 나온 것들이니)을 나누어 주는 것은 어색하지만, 오토 릭샤를 타고 가면 비슷하게 가난한 사람들이 좀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우리 취지가 더 잘 전달되리라는 것이었죠.
인.도에 대한 옛날 글들에는 인.도인들은 윤회와 업을 믿기에 무엇을 받아도 고맙다고 하거나 표정이 밝아지지 않는다고 쓰여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처음 인.도에 왔던 2001년 정도만 해도 약간 그런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구요. 하지만 이번 슬럼 구제 사역에서 적지 않게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밝은 웃음으로 땡큐를 연발하는 마을 사람들, 우리 집에 와서 차라도 한잔 하고 가라고 잡는 사람들, 나는 이 마을 크리스천이라며 우리 집에 와서 기.도해 주고 가라는 젊은 부부.. 가난에 대한 불편은 있을지언정 낮은 카스트로서의 열등감이나 숙명론에 의한 체념 같은 것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희망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사역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약간 모자라서 아쉬웠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이런 사역을 정기적으로 하게 되면 분명 한국 등에서 옷이나 물품들을 박스로 보내줄 것이다. 비닐도 뜯지 않은 재고품이나 보세품을 쌓아둘 곳이 없을 정도로 보내줄 단체는 많다. 하지만 오늘 우리 청년부는 우리가 가진 것을 먼저 나누는 법을 배웠으니 더 기쁘고 가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쁨을 배우기 전에 남이 보내준 것 받아다가 남에게 나누는 사역을 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고, 좋은 것 내가 먼저 챙기다가 타락할 수도 있다. 오늘, 우리 팀은 최고였다.. 그렇게 임무를 마친 청년들은 뭄바이의 매연 가득한 밤거리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해산 했습니다.
저희를 기억하고 기.도해 주세요.
ps.
사진은 출동 전에 짐을 챙기는 우리 청년들입니다.
저희 사역과 인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오프라인 중보기도 모임(인도 비전그룹)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열한시에 서울 4호선 상계역(또는 7호선 중계역) 근처 옥토 감리교회에서 12년째 모이는 중입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은 김영수 전도사님(01064896926)이나 정덕영 목사님(01056565812)께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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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