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동물들”(땅 끝에서 보낸 편지,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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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인도에서는 동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조차 소와 물소, 돼지, 말, 염소, 닭, 독수리, 까마귀, 쥐 등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지요.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뱀, 원숭이, 코끼리, 낙타 등도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웬만큼 동물을 사랑하던 사람이라도, 인도에서 좀 살다 보면 그 애정이 많이 식어버린다고 합니다.

 


 

<한가한 염소 -네룰 슬럼>



<주먹만한 달팽이>


<개와 고양이의 동거>


<코끼리를 탄 거지 – 코끼리 신에게 기도 + 헌금>

<쓰레기를 먹는 소> 

 

 

시골에는 아직도 사자나 호랑이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은 지역도 있습니다. 제가 힌디 공부를 위해 몇 주 머물렀던 머수리에서도 표범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들었습니다.(보지는 못했지만) 또 원숭이 역시 사나운 녀석들이 많아서, 몇 년 전에는 수도 델리의 부시장이 원숭이에게 쫒기다가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일었을 정도입니다. 원숭이는 보기보다 포악하고 힘이 셉니다.(철봉에서 팔 힘으로 자기 몸의 몇 배를 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원숭이는 그렇게 이동합니다.) 또 원숭이 손톱에는 광견병 등 무서운 병균들이 우글거립니다.

 

<원숭이(반다르)들>

 

 

원숭이는 노란 원숭이(반다르)와 회색 원숭이(랑구르)가 있는데, 랑구르가 훨씬 힘이 세고 빠르며 공격적입니다. 앉은 키 만으로도 어른 배꼽 높이까지 오는데, 점프하면 2m 이상 순식간에 날아갑니다. 아는 분 중에 원숭이들에게 공격당한 분도 있습니다. 저도 한번은 걸어가다 울타리 위에 앉아있던 꽤 큰 원숭이가 이를 드러내며 뛰어들려고 하여, 순간적으로 우산으로 원숭이의 목을 겨누고 십초 정도 눈싸움을 하다가 쫒아낸 적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스운 장면이지만, 그 때는 등에 식은땀이 쭉 났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새벽기도 후 검도 새벽부를 3년간 다녔던 실력이 무의식적으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는 한동안 무기 될 것(우산, 합죽선 등)을 챙겨 다니기도 했습니다. 우산의 경우, 꼭 휘둘러 때리지 않아도 위협적으로 폈다 접었다 할 때 동물이 놀라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들개나 원숭이 뿐 아니라 운 좋으면 표범이나 호랑이 같은 맹수에게도 통할 때가 있다나요.

 

 

 

<랑구르 –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다행히도 제가 사는 뭄바이는 나름 도시라 큰 맹수가 없습니다. 원숭이도 아주 가끔, 그것도 반다르 정도만 눈에 뛸 뿐이구요. 저희 집 50미터 앞 늪지대에 하이에나가 있다고는 하지만, 본 사람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늪지 계발을 하기 싫은 정부가 핑계 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모기가 넘치는 늪지.. 제발 계발해 주세요.)

 

 

우리 동네에서 가장 위협적인 동물은 들개입니다. 거의 야생화 된 들개 때가 도심을 누비는데,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진돗개 사이즈의 빼빼 마른 것들이 여서 일곱 마리씩 때를 지어 다니니 가끔은 그 사이를 통과할 때는 살짝 긴장도 됩니다. 어른에게 개들이 달려드는 일은 없지만, 어린 아이들은 작은 체구와 아이들 특유의 우유 냄새 때문에 종종 공격당하기도 합니다. 밤에는 더 사나워 지구요, 자기들끼리 패싸움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들과 바깥에서 놀거나 산책을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들개 때들 – 머수리> 

 

 

위험한 동물, 더러운 동물이 너무 많습니다. 우기에는 쥐 등 불어터진 동물 시체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고, 죽은 동물의 내장을 쪽 쪽 뽑아먹는 까마귀의 모습에 비위가 확 상해 버리기도 합니다. 피해도 막심합니다. 비둘기 무리가 창가를 똥밭으로 만들어 놓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가져온 쇼핑 트레이는 갔습니다..>

 

동물들의 배설물이 아무데나 널려있어서 아침에 석정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겨우 50미터의 길 조차 똥을 피해 다녀야 합니다. 우기에는 발목 깊이까지 흐르는 빗물 웅덩이들을 통과해야 하는데 쓰레기들과 함께 둥둥 떠 다니지요. 슬럼에 심방을 가면 발 밑에 더러운 돼지 들이 꿀꿀거리기도 하고, 밥 먹다가 서까래 위에서 쥐들과 눈이 마주치기도 합니다.

 

 

<슬럼의 돼지들 – 울하스 나가르>

 

문제는 정부도 이 동물들의 개채수 관리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동물에게 공격당하거나, 동물의 배설물과 시체를 통해 전염병이 돌기도 하고, 문화재와 유적들이 야생 동물들에 의해 폐허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 말입니다.

 

그것은 힌두교인들에게 동물은 신의 형상, 혹은 누군가의 환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동물들을 죽이면 자신들의 다음 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이들은 위험하거나 비위생적인 동물들도 그대로 내버려 둘 뿐 아니라, 먹이를 주고, 심지어 그 앞에 기도도 합니다.

 

 

– 저희 집 근처 ‘마스지드 역’에 가면, 비둘기 떼에게 던져줄 곡식을 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의 내세를 위해 곡식을 사서 바로 뿌려주죠. 그러면서 자신들이 아주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30Cm 옆에 거지들이 손을 벌리고 있지만, 그들은 더러운 닭둘기는 먹이고 사람에겐 동전 하나 주지 않습니다.

 

– 전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페스트가 90년대에 인도에서 제발했던 이유도 공무원들이 잡은 쥐를 죽이지 않고 모아서 몰래 풀어주기를 반복하다가 도리어 쥐들 끼리 세균을 공유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인도에는 살아있는 쥐 수천마리를 섬기는 신전도 있습니다.)

 

– 또 원숭이 피해가 막심해서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 지역은 경찰들이(원숭이를 사살하는 대신) 평소에 훈련시킨 강한 원숭이(랑구르 종류)들을 출동시켜 신고 받은 지역의 원숭이들을 내어쫒게 합니다. 하지만 그건 이곳의 원숭이들을 저곳으로 옮겨 놓는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저는 원숭이 수 백마리를 모시고 그 앞에서 기도하는 신전에도 가 본적이 있습니다.

  

– 뭄바이의 들개들의 경우, 귀가 살짝 오려진 놈이 많습니다. 정부에서 불임주사를 놓고 다시 놓아주었다는 뜻인데요,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귀 오려진 개가 새끼 밴 것, 새끼 난 것, 젖 먹이는 것 자주 봤습니다. 인간의 한 세대가 30년이면, 개는 3년 정도일 텐데, 이 동네 산지 햇수로 3년인데 개는 조금도 줄지 않았습니다.

 

<귀끝이 오려진 개>

 

<귀 끝은 오려졌지만 새끼는 낳았다!>

 

<마히마 학교 벽에서 막 태어난 새끼들..> 

 

 – 심지어는 자연사한 소에서 고기를 떠내던 (아주 낮은 카스트)사람들에게, ‘너희들이 그 소(님)을 죽였지!’라고 외치며 집단으로 돌을 던져 일가족이 거리에서 맞아죽는 일도 있었습니다. 전 세계의 NGO들이 ‘그건 너무했다! 소가 인간보다 귀하단 말이냐!’ 고 항의했지만, 정치인들은 인도 문화에서 소의 생명은 매우 귀하다고 응수했습니다…

 

인도에서 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낮은 카스트로 통합니다. 대략 이렇게 구분할 수 있지요. 야채만 먹는 고귀하신 분들, 계란까지 먹는 분들, 닭 까지는 먹는 사람들, 양과 염소까지 먹는 이들, 생선까지 먹는 인간들, 돼지를 먹는 놈들, 소나 개조차 먹는 잡것들.. 그래서 기독교인이 되어서도 고기를 먹거나 모기, 파리, 뱀 등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피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창세기 강해 시간에는 그림을 그려가며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하나님이 제일 위에 계시고, 동물을 비롯한 피조물들이 밑에 있다. 그리고 인간은 피조물 중 하나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대리인이기 때문에 하나님보다는 아래, 동물 등 다른 피조물보다는 위에 있다. 하나님의 자리에 동물을 두면, 인간은 동물의 자리에 서게 된다. 결코 동물을 인간보다 위에 두지 마라. 그것은 겸손이 아니다. 인간은 가장 존귀하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동물도 하나님의 피조물이니 되도록 보호하고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가장 천한 불가촉천민 여자아이 하나를 살리기 위해 소 백 마리를 죽여야 한다면, 내가 손수 기관총을 잡겠다.”

  

이 말이 너무 극단적으로 들렸는지, 청년들이 조금 웅성댔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거라사의 광인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돼지 2000마리를 죽이신 적도 있다. 사람은 돼지 2000마리보다 훨씬 귀한 존재 아니냐.”

 

비로소 아멘이 나오고 고개를 끄떡이는 친구들이 있더군요.

 

 

<성경 공부반 정예 멤버들>

 

인도는 동물이 많아서 도리어 생태계가 균형을 잃고, 나라가 척박해 진 보기 드문 케이스입니다.사랑해서 보호하는 것과, 두려워하며 숭배하는 것의 차이가 한 나라의  자연 환경은 물론 기후와 도시 생활까지 왜곡시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인도가 하나님의 질서가 아름답게 지켜지는 곳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자리에 서시고, 인간이 인간의 자리에, 그리고 동물과 피조물들이 그들의 자리에 설 수 있게 되기를.. 모두가 창조된 목적에 맞게 서는 것을 꿈꾸며, 선교사는 오늘도 이 땅에서 숨을 쉽니다.

 

주님의 평화!

 

 

ps.

 

 

저희 사역과 인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오프라인 중보기도 모임(인도 비전그룹)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열한시에 서울 4호선 상계역(또는 7호선 중계역) 근처 옥토 감리교회에서 12년째 모이는 중입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은 김영수 전도사님(01064896926)이나 정덕영 목사님(01056565812)께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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