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의 주도 라호르의 기독교도 집단 거주지역에서 교회와 성당을 노린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일간 돈(DAWN)이 15일 보도했다.
테러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기독교도 1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요하나바드지역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자폭 테러범 2명이 각각 교회와 성당을 들어가려다 경비원이 제지하자 정문에서 자폭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직후 분노해 거리로 뛰쳐나온 주민 수백명이 테러 가담자로 의심되는 2명을 붙잡아 집단 폭행해 살해하고 주차된 차량을 부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주민들은 또 사건 당시 경찰관 4명이 호주에서 열린 크리켓 월드컵 경기를 보며 임무에 소홀했다며 이들을 인근 상점에 2시간 동안 감금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의 1억8000만 인구 가운데 기독교인은 전체의 2% 수준이지만 2013년 9월 북서부 페샤와르의 한 교회 앞에서 자폭테러가 벌어져 82명이 사망하는 등 기독교인에 대한 테러가 종종 발생했다.
테러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 가운데서도 강경분파로 지난해 9월 자신들이 TTP의 적통임을 내세우며 분리한 ‘TTP 자마툴 아흐랄’(‘자유의 전사’라는 뜻)은 이번 자폭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57명의 사망자를 낸 라호르 소재 국경검문소 폭탄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단체로 최근 다시 TTP와 합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2월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TTP의 학교 테러로 150명이 사망한 뒤 반군 지역 공습을 강화하고 사형 집행을 재개하는 등 강경 대응해왔지만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