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명, 군인 1명도 희생…알 샤바브 ‘대항하면 모두 죽일 것’
케냐 대학 테러 사망자 147명 “기독교도만 살해”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 샤바브’, 케냐 동부 가리사 대학 캠퍼스 난입해 무차별 총격
- 최종편집 2015.04.03 16:35:56 전경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noch2051@hanmail.net
지난 2일 오전 5시 30분경(현지시간) 케냐 동부에 있는 가리사 대학 캠퍼스에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 샤바브’ 조직원 4명이 중무장을 하고 난입, 무차별 테러를 가해 147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알 샤바브’의 케냐 대학 테러는 케냐 당국의 대테러 부대가 출동하면서 16시간 만에 모두 진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 2명, 군인 1명도 알 샤바브 조직원들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케냐 재난관리센터는 트위터를 통해 “현재는 모든 학생들의 생사를 확인했으며, 생존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전원 대피했고, 부상자 79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케냐 현지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알 샤바브 조직원 4명은 AK-47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캠퍼스에 난입했으며, 여학생 기숙사로 난입할 때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한다. 여학생 기숙사에 들어가서는 이슬람 교도가 아닌 학생만 골라내 ‘처형’했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기숙사 문을 연 뒤 ‘무슬림이냐’고 묻고는 ‘아니다’라고 대답하면 즉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무장한 알 샤바브 조직원들이 가리사 대학의 여학생 기숙사에서 학생들을 살해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당국은 즉각 경찰과 군부대를 출동시켰으나, 테러범들이 자살폭탄용 조끼를 터뜨려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케냐 가리사 대학 캠퍼스로 난입해 무차별 테러를 가한 ‘알 샤바브’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우리 대원들은 ‘알 샤바브’에 대항하는 모든 자를 죽일 것”이라는 협박 메시지를 발표했다.
‘알 샤바브’ 조직원의 테러를 당한 케냐 가리사 대학은 2011년 개교한 학교로 소말리아 국경에서 145km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학생은 900여 명.
‘알 샤바브’의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알 카에다가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美대사관을 향해 차량폭탄테러를 벌여 210여 명을 살해한 이래 알 카에다를 따르는 ‘알 샤바브’는 케냐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켰다.
‘알 샤바브’는 2013년 9월에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난입, 한국 여성 1명을 포함해 67명을 살해하는 테러를 일으키기도 했다.
‘알 샤바브’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따르는 조직으로, 2000년 중반부터는 소말리아 군벌 잔당들을 흡수해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질을 배후조종해 왔다.
2011년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연합(OAU)이 ‘평화유지군’을 소말리아로 파병하면서 세력이 약해지기는 했으나, ‘알 샤바브’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케냐 등 OAU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