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에 갑니다(원정하 목사의 인도 이야기, 2015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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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가족과 떨어져, 머나먼 히말라야의 ‘머수리’에 가서 힌디 공부 및 북인도 정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힌디공부도 즐겁고, 자연도 아름답고, 관계와 삶 속에서 새로 배우고 깨닫는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족 없이 버틸 수 있는 것은 딱 한달이 한계였습니다. 그리움이 의욕보다 커지기 때문입니다.
(정든 학교를 떠나며..)

올해의 힌디 일정은 9월 11일(금)에 끝났고, 12일(토) 밤에는 그리웠던 가족들을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이곳의 토산물인 목재 장난감들을 사서 포장하며, 받고 즐거워할 아이들의 얼굴이 벌써부터 떠오릅니다.
(눈에 아른거리는 아이들)


하지만, 그 재회는 오직 일박 이일 뿐, 저는 주일 밤에 다시 집을 떠나 한 주 동안 다른 사역을 하러 떠나야 합니다. 나누어야 할 말씀이 있고, 또한 갚아야 할 은혜의 빚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델리로 갑니다. 델리는 저에게 특별한 땅입니다.
(델리, 그 혼돈 속으로)

저는 2001년 여름, 신학교 1학년 첫 학기를 마치자마자 인도 델리로 떠났습니다. 예수 전도단에서 운영하는 1기 UDTS(대학생 제자 훈련학교)로, 6개월간 선교 훈련을 받으러 갔던 것입니다. 당시 만 열아홉이었던 저는,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말썽쟁이 막내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DTS 시절, 말썽 많은 막내였습니다. – 저를 찾아보세요)

델리, 이 도시에서 저는 많은 간사님들의 기도와 섬김 속에서 다시 태어났고, 또 인도를 사랑하는 법을 처음 배웠습니다, 인도 선교사로서, 델리는 제 영혼의 고향인 것입니다.
(델리 DTS 시절 – 2001)

그 후, 저는 예수전도단의 학생 리더 중 한명으로서, 20대 전체를 인도 선교 준비에 바쳤습니다. 거의 매주 토요일마다 인도를 위한 기도모임을 가졌고, (군 시절을 제외한) 매년 겨울, 한 달 씩 전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3년간 지속된 인도 비전그룹)

그리고 감리교단의 신학생, 전도사, 선교사 훈련생을 거쳐 목사 안수를 받고, 선교사로서 다시 인도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2012년의 일입니다.
(목사 안수, 선교사 파송)

그리고 2015년 9월, 다시 델리(그레이트 노이다) 예수전도단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열리는 한인 DTS의 강사로 초청받은 것입니다. 15년 전, 선교의 꿈에 부풀었던 막내 학생은, 이번에는 삼십대 초반의 선교사가 되어 다시 델리를 밟게 되었습니다.
9월 14일(월)부터 18일(금)까지, 하루에 180분씩 5일간 900분, 마라톤과 같은 대 강의를 맡았습니다. 이 곳, 히말라야 머수리에서 새롭게 얻은 영육의 힘을 최선을 다 해 쏟아 부으려 합니다.
5일간의 강의 일정은 셋으로 나누어 진행하려 합니다. 먼저 선교의 당위성(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 및 세계 선교의 흐름을 나누고, 그 다음에는 한국의 복음 및 선교역사를, 그리고 북한 선교 및 통일 후 대륙 선교의 비전으로 마무리 하는 것입니다.(하나님의 선교 계획 속에서, 각 학생들이 삶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사실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제가 DTS를 하던 2001년과는 달리, 요즈음에는 어디에서나 학생, 훈련생들의 평균 연령이 많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만 열아홉에 신학교 입학, 스물아홉에 목사 안수를 받고 선교사로 파송된 저는 어디서나 파격적으로 어린 사역자로 여겨집니다. 이제 사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아직 저보다 어린 선교사를 만난 적이 매우 드뭅니다. 즉, 경험과 연령에서 큰 차이가 없는 학생들에게 900분의 강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겸손하게, 그러나 담대하게 그 자리에 서고자 합니다.
(강의 사역 현장 – 2011, EUC)

또 한 달 간 못 봤던 가족들을 너무 잠깐만 만나고 다시 떠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들이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던 아빠가, 자고 일어나니 또 없어진 것에 실망하겠지요. 그리고 이제 막 시작된 MK학교 및 이미 한 달이나 저를 기다렸을 마히마 청년들, 슬럼들, 성경 공부 반을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과 거룩한 부담감이 느껴집니다.
(뭄바이 MK 학교 최근 사진)

안타까운 부분들도 있지만, 그대신 더욱 값진 열매들을 기대합니다.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제자로서 드리고자 인도까지 온 DTS 학생들. 그분들을 통해 일어날 하나님의 큰일들을요. 분명 그들 중에서 선교사도 나올 것이고, 또 목회자 및 열방의 각 영역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이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15년 전 바로 그 자리에 앉아있었던 십대의 정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그분들에게서는 더욱 아름답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DTS 졸업사진, 2001년)

14년 전 저를 훈련시켰던, 당시엔 지금의 저보다 훨씬 어렸던 20대의 DTS 간사님들. 그분들 역시 많은 것을 희생하고 헌신적으로 기도하며 사역에 임하셨을 것입니다.(01년의 인도는 지금보다 열악했고, 위험했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사역의 열매 중 하나이며, 또 저 역시 복음의 씨앗들을 뿌리고 있습니다.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낳는 감동의 순간들입니다.

델리 한인 디티에스와 그 일정들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의 삶에 하나님의 계획이 드러날 수 있도록, 또 그것을 위해 저와 제 강의도 깊이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늘 함께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히말라야에서의 마지막 밤에,.
주님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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