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여러분 모두 추석을 잘 지내셨는지요? 저희 뭄바이의 선교사들도 지난 주 토요일(26일)에 함께 모여 추석 모임을 했습니다. MK(선교사 자녀)학교를 중심으로, 뭄바이 선교사 총 열 가정(초교파) 중 아홉 가정이 함께 기쁨의 시간을 가진 것입니다.
(말씀 섬겨주시는 뭄바이 한인교회 백종태 목사님) / (국민 의례 중입니다.)
평소대로 함께 예배를 드린 후에, 국기에 대한 경례 및 애국가 제창을 하고, 바로 이어서 역사 선생인 제가 피피티와 함께 추석에 대한 15분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양력과 음력’, ‘보름’, ‘길쌈’, 그리고 ‘추수’라는 맥락에 따라 추석의 의미를 세 항목으로 나누어 가르쳤는데요, 1. 먹는 날, 2 노는 날, 3. 감사하는 날 – 이렇게 나누었습니다.
먹는 날, 노는 날로서의 추석을 설명하기 위해 송편 등 전통 음식, 농악과 강강 술래 등 전통놀이 등의 사진과 영상을 풍성히 사용했고, 또 먹거리가 넉넉지 않던 시절, ‘추수’가 얼마나 큰 행사였는지에 대해서도 나누었습니다.
(강의 중입니다. 모처럼 한복을 곱게 입고 왔습니다.) / (피피티의 한 장면 / 천자의 예배장소 자금성 천단입니다.)
그리고 ‘감사하는 날’로서의 의미는, 우리 민족이 삼국시대 때 까지는 하나님께 직접 제사를 드렸지만, 주자학이 온 이후 오직 중국의 천자만이 하늘에 제사를 드릴 수 있게 됨에 따라 ‘조상 숭배’로 변질되었음에 대해서, 그리고 이제 크리스천들은 다시 하늘의 하나님께 추수 감사 가정 예배를 드리게 되었음을 나누었습니다.(피피티가 필요하신 분들은 연락 주시면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십분 가량의 강지만, 공부하고 준비는 데는 두 세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엇보다 어른과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보면서, 한편으로는 열 살 남짓한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는 게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모두가 즐겁게 배워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선생님들(선교사님들)과 각 반 어린이들과 함께 송편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고, 또 제기를 만드는 시간, 제기차기 대회, 딱지 만드는 시간, 딱지치기 대회 등 민속놀이 한마당을 벌였습니다.
(송편 만들기. 손정아 사모도 한복을 곱게 입고 왔습니다.) / (제기 만들기 – 아내는 옷을 도로 갈아입었습니다. ^^;)
아이들 뿐 아니라 학부모들(대부분 선교사, 교사들이 곧 학부모입니다.)도 함께 참여하여 대결을 펼쳤습니다.(저는 학부모 제기차기에서 일등을 해서 색연필 세트를 탔습니다.)
(어린이들의 제기차기 대회!) / (딱지치기 대회)
또 음악 선생님과 함께 한글 어린이 찬양 및 가을동요를 배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가을길’(‘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파랗게 파랗게 높은 하늘..’) 노래를 부르며, MK들은 즐겁기만 한 MK들과는 달리, 부모 선교사들은 아련한 한국의 가을 풍경에 대한 그리움에 가슴이 살짝 저미기도 했습니다.
(즐거운 찬양, 동요 시간!) / (해와 달 게스트 하우스에서)
그리고 모두 함께 ‘해와 달 게스트 하우스’(나비 뭄바이 유일의 한국 음식점)에서 그리웠던 한국 음식을 함께 먹으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이날은 또 풍성한 나눔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뭄바이 MK학교의 운영을 위해 뭄바이 한인교회(인도 뭄바이의 유일한 한인교회)에서 3만 루피(약 50만원)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뭄바이 한인교회 백종태 목사님, MK학교 조남중 이사장님) / (기뻐하며 교과서를 정리하는 선생님들)
또 대한민국 총 영사관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국어, 산수)를 세 박스나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인도 땅에서도 대한민국의 교과서로 공부할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합니다.
(광고해 주시는 이규학 목사님) / (감리교 서인도 선교사님들)
여러분의 기도와 격려로, 선교사들과 또 선교사 자녀들도 이렇게 행복하고 좋은 명절을 함께 보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각자의 고향과 가정에서도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또 추석을 전후해서 다른 소식들이 있습니다.
첫째, 9월 25일(금) 모임에서, 제가 감리교 선교사회의 서인도 지역 대표로 뽑혔습니다. 이제 삼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선교사로서도 겨우 사년 차에 불과한 저로서는 너무 과분한 자리를 맡게 된 것입니다.
(서인도 복음화를 위한 열띤 토론 중..) / (제가 뽑은 제비입니다.)
원래 지역대표는 최소한 10년차 이상의 경력을 가진 분들이 하시는 직분입니다. 하지만 이미 섬겨주셨던 고참 선교사님들과, 새로 들어온 새내기 선교사들 간의 갭이 너무 커서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저희 후배들에게까지 차례가 온 것입니다.
원래 저 외에도 두 분의 후보가 더 계셨습니다. 그런데 한분은 다른 업무(뭄바이 선교사 협회 총무)로 너무 바쁘시고, 한분은 서인도 지역으로 이사 오신지 얼마 안 되고, 저는 두 분에 비해 나이가 많이 어렸습니다. 그래서 함께 기도하고 제비뽑기를 했는데, 결국 제가 되었습니다.
일을 맡게 된 후, 서인도의 지도를 보았습니다. 마하라쉬스트라, 구자라트, 고아, 이 세 주입니다. 이 지역에 사는 인구는 총 1억 5천만이나 됩니다. 대부분 잃어버린 영혼입니다. 감히 ‘나의 교구, 나의 사역지’ 라 생각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믿어주셨다.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격려하곤 합니다. 여러분도 더욱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붉게 칠한 부분이 서인도입니다.)
둘째,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인도의 감리교 선교사님들은 2년에 한번 씩 모여 감리교 선교사 대회를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서인도 ‘고아’에서 모입니다.(11월 10~13일) 그리고 제 파송교회인 옥토교회가 주 후원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담임목사님을 도와 행정 업무 및 후원 모금 등을 위해 부득이 귀국합니다. 또 이번 일정 중에 슬럼 학생들을 위한 학비후원자(월 5만원)도 열 분 정도 일으키려 합니다.
한국에서의 연락처는 010-3278-2585입니다. 여러 분들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연휴의 막바지, 모두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의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