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어 만화성경”(원정하 목사의 인도 이야기 – 2016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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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2012년 성탄 즈음, 저희 청년들은 어디선가 전도지 몇 박스를 얻어왔습니다. 이 지역 토착어 ‘마라티어’로, 전체가 완전 칼라로 인쇄 된 만화 성경(16 page)이었습니다. 한 자매는, 자기가 어렸을 때 바로 이 책을 받고, 계속 보다가 예수님을 믿었다며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당시 그 자매의 손에 들어온 것은 영어 버전이었는데, 자기는 영어를 전혀 몰랐음에도, 그림이 예뻐 계속 보고 또 보다가 내용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사역 사진 2013년. 2월)

그때부터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예쁜 만화 전도지를 많이 구해서, 집에 쌓아두고 가는 곳 마다 나누어 줄 수 있게 해 달라고.. 읽을거리가 부족한 인도 어린이들에게, 만화 성경을 많이 나누어 주게 해 달라고.. 그러나 구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컬러 마라티 만화 성경 – 이게 한 오만권 쯤 있었으면 싶었습니다..)

인도에서는 제대로 된 전도지 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간혹 저급 종이에 개인적으로 제작한 것들이 돌아다니긴 하지만, 제대로 된 출판, 인쇄물은 드뭅니다. 간혹 외국을 통해 고급 전도지가 무료로 많이 공급될 때도 있지만, 돈을 들고 영세한(삼 사평 규모의) 기독교 서점들을 필사적으로 뒤지고 다녀도 도저히 찾을 수 없을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앞면은 영어, 뒷면은 힌디. 띠빠나 전도사 장인 어른 제작)

결국 몇 번에 걸친 집회 끝에 컬러 마라티어 만화성경은 다 소모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한권을 갖고 복사기가 있는 문방구에 가서 제본을 부탁해 보았습니다. 안면까지 다 칼라라서, 권당 170루피(약 3000원). 겨우 100권쯤 인쇄해서 가끔 나누어 줄 수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복사기계 하나로 먹고 사는 단골 복사집)

그러다가 1급 힌디어 사역자 이진수 ㅅ교ㅅ님으로 부터 ‘힌디 만화 성경’(32page) 한권을 얻었습니다. 겉표지만 칼라고, 안쪽은 흑백이라 제본을 떠도 훨씬 저렴했습니다.(권당 40루피 – 800원정도) 이건 해 볼만 하다 싶었고, 페이스 북 및 SNS로 지정헌금을 요청했습니다.
(덜 예쁘지만, 내용도 충실하고 제작비가 싸서 좋습니다.)

(받자마자 바로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아이들)

물론 제 사역비도 투입하지만, 그 외에도 8000원 이상 후원해 주시는 분이 있으면 당장 제본소로 달려가서 열권씩이라도 주문할 생각이었습니다. 학교, 교회, 각 지역의 슬럼 아이들을 다 합하면.. 수요는 끝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혹 마라티밖에 모를 아이들을 위해서는 기존의 170루피(약 3000원)짜리밖에 나누어 줄 게 없었습니다.
(“마라티가 더 편한 아이들은 이걸 받아가렴.”)

그렇게 이런 저런 계산을 하면서, 먼저 사비를 털어 힌디 200권(약 15만원어치)을 주문했습니다. 역시 그 정도는 며칠 만에 다 떨어졌지만, 그 후로, ‘인도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115만원의 지정 헌금이 보내졌습니다.(‘최지원’님, ‘양성봉’님, ‘최영옥’님, ‘김혜화’님, ‘이현래’님, ‘유경자’님 감사합니다.) 저는 돈이 들어올 때 마다 계속 복사 집에 나가서 추가 주문을 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천 몇 백 권의 ‘흑백 만화 힌디 성경’과, 몇 백 권의 ‘컬러 마라티 만화 성경’을 제작했습니다.
(만화 힌디 성경이 왔습니다!)

(“저희도 받았어요!”)

아이들이 좀 더 좋아하게 하려고 단기 선교팀원들의 손으로 나누어 주게 하였더니, 이 착한 팀원들이 결국엔 “자기들이 나누어 준 만화 성경은 자기들이 선물한 것으로 하겠다.” 며 팀 재정을 아껴 약 5만 루피(약 90만원)을 헌금해 주기도 했습니다.(‘옥토감리교회 쉐마 인디아 팀’에 감사드립니다.)
(만화 성경을 나누어 주는 옥토교회 단기팀)


팀의 일정이 거의 끝나고, 애초에 시작했던 200권의 열배나 나누어 줄 수 있어 기뻤지만, 이제 만화 성경이 정말 조금 밖에 남지 않았던 어느 날, 한 기독서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곳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돈은 준비되었나? 오늘 당장, 6000권의 만화 성경을 줄 수 있다!”
얼마 전, 달란트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서 OM선교단체의 서점에 가서, 갖고 있던 만화 성경을 보여주며, 왜 이런 건 돈을 갖고도 구하기 힘든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책임자가 이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가끔 그런 게 무료로 풀리기도 하는데, 불규칙적이다. 만일 몇 천권 이상 주문할 거면 알아봐 주겠다. 하지만 수령일이 몇 달 후일지, 몇 년 후일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정식 인쇄가 들어가는 만큼, 가격도 복사본 보다는 훨씬 쌀 것이다. 하지만, 얼마가 될지는 모른다.”
(이걸 주겠답니다. 왼쪽부터 영어, 힌디, 마라티 버전입니다.)

인도에서는 계약서 써 놓고 “정확히 몇 월 며칠에 얼마!” 이렇게 해도 잘 안 지켜집니다. ‘얼마가 될지 모르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식의 약속은 정말 이뤄지기 힘듭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기회를 꼭 잡아야겠다 싶어서, “힌디 2500권, 마라띠 2500권, 영어 1000권 주세요! 언제가 되었든, 얼마가 되었든 삽니다!” 라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일생 전체가 16페이지에! 속지까지 올 컬러입니다.)

그런데 반쯤 잊고 있던, 그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방 주인은 “어디선가 문서 선교 헌금이 들어와서, 이번에는 권당 2루피(40원!!)에 나왔다. 6000권이니 12000루피(약 21만원)만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싸게 나왔다니! 저도 모르게 펄쩍 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170루피, 40루피씩 하던 성경을 제작하던 날들과, 그걸 후원해 주신 분들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시큰해 졌습니다.
(맨 뒷장에는 복음 제시까지!)

하지만 당장은 그 돈조차 없었는데, 성탄 시즌도 한참 지난 1월 8일, 제 페친 Souny An님이 속한 ‘인도 중보 팀’에서 갑자기 만화 성경 헌금 15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거기에 제 비상금을 탈탈 털어 21만원이 만들어졌고, 저는 김영수 전도사님과 둘이 왕복 두 시간 거리의 서점을 찾아가서, 봉고차 한 대를 만화 성경 박스로 가득 싣고 행복하게 돌아왔습니다.
(이만큼이 100권입니다.)

지금 저희 집에는 수천 권의 만화 성경이 쌓여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같은 책을 언어별로 한 권씩 주면 영어, 힌디, 마라티 과목 공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전도지들도 아까워, 반씩 접어 만화성경들 안에 끼어넣고 있습니다. 1+1)

(이만큼이 육천권입니다. 함께 수고한 김영수 전도사님)

사역지들 뿐 아니라, 매일 다섯 권씩 들고 다니며 대중교통 탈 때마다 한권씩 두고 내리고, 또 구걸하는 분에게도 한권씩 주고 있습니다. 또 필요하시다는 선교사님들마다 수백 권씩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건물 1층에서 거리의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2층 창문에서 보여서.. 짠해서 한컷 남겼습니다. 정말 놀거리, 읽을거리가 없는 아이들, 잘 읽고 인생이 바뀌게 되기를 기도해 주세요.)


계속 펑펑 쓰려 합니다. 또한, 결코 다 떨어지는 일도 없게 만들 생각입니다. 드디어 2012년부터 기도하던, ‘만화성경 부자’가 되었습니다./(^o^)/ 어차피, 제가 인생을 드려 인도의 어린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이 책들에 다 나와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읽을거리가 부족한 인도의 슬럼, 만화 성경이 더 많이 퍼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주님의 평화!

ps.
옥토 단기팀으로 온 전문 사진사 오민식 형제가 찍은 사진들은 한컷 한컷이 예술입니다.
그냥 묵혀두기 아까워서 몇 장 더 올립니다.
(YMCA 집회 후, 만화 성경을 나누는 박서림 형제, 김영수 전도사, 원석정 어린이)

(마히마 학교 학생들과 육소엽 청년)

(책만 거꾸로 들지 않았으면.. )

(공짜로 나누어줄 때 자기는 못 받았다고, 자그마치 ‘달란트’를 주고 산 아이)

(독서 삼매경)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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