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청년 망게쉬의 죽음”(원정하 목사의 인도 소식 2016.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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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오늘 소식에서는 친구 같던 형제의 부고를 전해야 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슬픔이 밀려옵니다.
저는 매주 수요일 오전에 ‘오토스마일’이라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한 시간 동안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전합니다. 이곳은 칠순을 훌쩍 넘기신, 뭄바이의 최고참 선교사님이신 송기태 목사님께서 세우신 산업 선교의 현장입니다. 그리고 망게쉬는 목사님께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시는, 또 제가 알기로는 가장 오래된 제자입니다.
(산업 선교의 현장, 오토스마일)


지난 주 수요일(6일), 이곳에서 망게쉬는 찬양을 인도했고, 저는 기타 반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노트북으로 많은 사진과 구절들을 보여주며 어설픈 힌디로 말씀을 가르치다가, 가끔 어려운 표현이나 어휘를 영어로 이야기하면 망게쉬는 다른 친구들에게 힌디로 통역을 해 주기도 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왔을 때는 열한시 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오 무렵, 망게쉬는 자동차 수리 중 연료 탱크 이상으로 온 몸의 80%에 심각한 화상으로 의식을 잃어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오토스마일 청년들의 리더 망게쉬 형제)

망게쉬는 법원에 혼인신고를 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신혼입니다. 고향에서 간단하게 식도 올렸지만, 곧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뭄바이에서 기독교 예식으로 제대로 식을 올리고 잔치도 하려고 준비 중이었습니다. 가족조차 면회가 허용되지 않는 화상 전문병원의 중환자실에서, 모든 이들이 안타까움과 눈물로 기도하는 동안에도, 망게쉬는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음날인 7일에, 망게쉬는 드디어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깨어나서 외친 그의 첫마디는 “Praise the Lord, Thank you Jesus.” 였다고 합니다. 온 몸이 다 화상으로 일그러진 중에서도, 노 선교사님의 수제자 망게쉬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뭄바이 최고참 선교사 송기태 목사님)

다음날 8일, 저는 송 목사님과 오토스마일 식구들, 그리고 망게쉬의 친가와 처가 식구들, 아내와 화상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환자 상태가 괜찮아지면 한 번에 한명씩만 면회가 가능하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지만, 결국 그날 아무도 망게쉬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저는 다음을 기약하며, 다음 일정을 위해 국내선 비행기로 델리에 갔습니다.
(저와 망게쉬 형제. 2016. 1월)

그리고 다음날, 망게쉬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가족과 동료들, 선교사님들이 몸을 못 가눌 정도의 슬픔 속에 있을 때, 저는 기차로 스무 시간 걸리는 먼 도시에서 망게쉬를 기억하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봤던 마지막 모습을 기억했습니다.
(사고 당일의 모임 사진. 말씀을 읽는 망게쉬 형제)

사고 한 시간 반 전, 형제 인생의 마지막 예배에서, 저는 마태복음 4장 5절부터 8절의 본문, 마귀가 예수님에게 성전에서 뛰어내려보라고 시험하는 장면으로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필요하지 않다. 표적이 없어도, 우리는 주님을 믿을 수 있다!’고 선포했고, 망게쉬는 아주 열정적인 마침기도를 올렸었습니다. 그 모습이 눈앞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형제가 삶에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씀이, 죽음을 넘어서는 순간에 그의 마음을 위로하고, 믿음을 붙잡아 주었기를 소망합니다.
(그날 예배때 사용했던 PPT)

월요일(11일)에 뭄바이에 돌아와서 송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장례식을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움과 죄송함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께서는 도리어 저를 걱정해 주셨습니다. 오토 스마일의 원래 출근시간은 아홉시지만, 인도인들은 관례적으로 열한시도 넘어 출근하곤 합니다. 그런데 예배와 성경공부에 늦지 않으려고 일찍 와서 그 사고를 당했다고, 유가족들이 저와 송목사님을 원망하더라는 것입니다. 제가 장례식에 올 수 없었던 것이 도리어 다행이라고..
(2014년, 1인 단기팀 정민규 형제에게 기타를 배우는 망게쉬와 형제들)

선교사들을 원망해서라도 유가족의 고통이 덜어질 수 있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망게쉬 때문에 이제 막 예수님을 믿으려 하던, 아직 너무나 연약한 가족들의 신앙이 무너지지 않을까 마음이 아픕니다. 이미 망게쉬는 부활의 주님과 함께 있으니,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토스마일의 남은 형제들과, 아들 같은 수제자를 잃은 노목사님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

Ps. 1
저번 편지에서 ‘울하스나가르 슬럼’에서의 어린이 사역 중 일단의 청년들이 제 발목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던 소식을 전했고,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원래 이번 소식에서는 그곳에서의 다음 이야기들을 전하려 했는데, 안타깝게도 다른 소식을 먼저 전하게 되었습니다.(족장과는 이야기가 잘 되었고, 도리어 그곳에 예배당을 지을 수 있게 되어 건축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다음 편지 때 전하겠습니다.)

P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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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3.
망게쉬와 함께 했던 날들
(함께 식사하며)

(함께 예배하며)

(언제나 섬기는 모습이 아름답던 망게쉬)

(조카와 함께)

(옥토감리교회 단기팀과 함께)

(송기태목사님, 오토스마일 형제들, 옥토감리교회 단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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