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지난 주 토요일, 즉 8월 8일에는 역사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뭄바이 MK(선교사자녀)학교”가 처음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뭄바이의 선교사 자녀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 아이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한글과 성경, 대한민국 역사, 우리의 전래 동요, 어린이 찬송가, 미술, 스포츠, 수학을 배우는 학교가 시작한 것입니다. 전교생 열한 명, 교사 열 명으로요.
(학생과 교사들 – 맨 우측이 이사장 조남중 목사님)
많은 MK들이 한국어로 대화는 자연스럽게 하지만, 한글로 읽고 쓰기나 한자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너에게 가장 쉬운 언어가 무엇이니?’, ‘너는 어느 언어로 생각하고, 기도하고, 일기를 쓰니?’ 라고 물으면 보통 영어나 현지어를 이야기 합니다. 아무리 어려서부터 집안에서 한국어를 써 왔다고 해도, 그 언어로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면 생각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한정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MK들은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소리’ 같은 한국 어린이 찬양도, ‘동구 밖 과수원길’같은 우리 동요도 접하기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인도의 유행가를 습득하거나, 아니면 아예 미국식 교육과 정서로 자라서 인도에서도,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이방인이 되어 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신앙교육, 민족교육은 중요합니다.
또 수학의 경우, 영어나 힌디어로 현지의 중 고등학교까지 마쳤더라도 ‘나누기’, ‘사각뿔’, ‘곱하기’, ‘지름’ 등의 단어와 개념이 한국말로 잡혀있지 않으면, 나중에 한국에 가서도 실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 모국에서 학업을 수행하려 한다면 더 말할 나위 없구요.
뭄바이에는 현재 초교파로 열 가정 정도의 선교사님들이 계십니다.(뭄바이 인구는 2000만입니다. 세계에서 인구 당 선교사 비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합니다.) 그분들 중에는 어린이 교육 전문가도 계시고, 한글 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도, 교회나 사회에서 각 과목들을 가르쳐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래서 서로 하나 되어 학교를 하나 시작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은 개교 예배 및 첫 수업으로 결실을 맺게 된 것입니다.
이름을 ‘뭄바이 한인학교’나 ‘뭄바이 한글학교’라 하지 않고 굳이 지원 및 홍보에 마이너스가 되는 ‘MK(Mission Kids)학교’라고 이름을 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는 예배와 성경교육, 찬송가 등을 마음껏 가르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훗날, MK도 아니고 기독교인도 아닌 학생들을 받게 된 후, “왜 한글학교에서, 한인학교에서 기독교 교육이냐?”라고 하면 일이 복잡해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선교사 자녀 학교지만 다른 학생들도 받아 준 것입니다.” 하면 시비가 생길 일이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명칭은 저를 비롯한 일대 교사들 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 되었습니다. 선교사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자녀들을 데리고 시작한 학교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아주 뚜렸합니다.
그렇게 해서, 2015년 8월 8일. “뭄바이 MK(Mission Kids)학교”가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발기인(제일 먼저 시작하자고 했던 사람)으로 교무주임을 맡았고, 뭄바이 선교사회 회장님이신 김재옥 선교사님께서 1대 교장, 조남중 목사님께서 이사장을 맡아주셨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선교 센터 겸 사택인 팜비치 아파트는 우리 학교 최초의 수업 장소가 되었습니다.(김재옥 선교사님 부부는 16년 전부터 MK학교를 위해 기도해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첫 예배에 축도하시는 송기태 목사님>
그리고 개교 예배 겸 첫 채플에서는 74세의 현역, 뭄바이 최고참 선교사 송기태 목사님께서 설교와 축도를 해 주셨고(앞으로도 다른 선교사님들 및 귀빈들을 그 자리에 세우려 합니다.), 예배 후에는 빔 프로젝터로 태극기와 국기에 대한 맹세, 그리고 애국가를 함께 부르며 국민 의례를 가졌습니다.
인도의 학교들은 매일 아침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을 합니다. 하지만 ‘뭄바이 MK학교’의 국민의례는, 어떤 아이들에게는 태어나서 첫 번째였습니다. 인도 국가는 수백, 수천 번 불러 완전히 외웠지만, 우리 애국가는 커다란 자막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게, 어렵게 따라 부른 아이들.. 하지만 그토록 진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국기란다.. 선교사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습니다.
저는 성경과 역사 수업 담당이고, 제 아내 손정아 사모는 수학(산수) 담당입니다. 오늘 각 반의 수업은 첫 수업답지 않게 아주 순조롭고 행복했습니다. 각기 학교와 학원에서 이방인으로 살다가 어쩌다 만나면 그토록 반가워 하던 한국 친구들이 이제 모두, 매주 모이게 된 것 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워 하던지요.
제 첫 수업 시간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이윤영 목사님의 건국 기도(국회 속기록 1장)로 시작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이제 온 세계에 선교사들을 파송한 자랑스러운 조국, 자랑스러운 MK들의 부모님들에 대해 나누었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하늘꿈 탈북청소년 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때가 생각나서 더욱 가슴이 벅찼습니다.)
열 한명의 학생들,
이사장님, 교장 선생님 이하 여덟 명의 교사들..
배재학당도, 이화학당도 이보다 작게 시작했었습니다.
이 작은 학교, 이 작은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뭄바이 MK학교”가 대한민국과 인도, 그리고 세계를 품는 하늘의 인제들을 키워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정의의 칼을 빼사 우리 민족에게 해방을 주신 지 70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선교사의 자녀들이 주님의 검이 되어, 열방에 빛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
ps. 저희 사역과 인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오프라인 중보기도 모임(인도 비전그룹)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열한시에 서울 4호선 상계역(또는 7호선 중계역) 근처 옥토 감리교회에서 12년째 모이는 중입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은 김영수 전도사님(01064896926)이나 정덕영 목사님(01056565812)께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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