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하 목ㅅㅏ의 인도 이야기(5월 넷째주, 호외!)
원정하 목사 오늘 부터 6박 7일간 전ㄷㅗ여행 다녀오기로 전격 결정되었습니다!
(5월 19일 주일 밤에 출발 -> 현지에서는 금요일 밤에 출발, 토요일 아침에 도착)
저희 마히마 사역에서는 매년 2회씩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 정말 시골 오지로 가서 복음을 전하고 옵니다.
인도인들이 인도로 순회저ㄴ도 가는, 우리 마히마 공동체의 가장 강력한 사역 중 하나입니다.
제가 작년에 온 후로도 벌써 두번의 순회저ㄴ도가 있었지만 첫 여름 저ㄴ도여행은 저희 정착 서류 때문에, 두번째 여행은 제 뉴질랜드와 한국 일정 때문에 못 갔습니다.
이번 여행 역시 장모님과 아내, 두 아이 때문에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했지만, 아내와 장모님이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하셔서 눈물을 머금고 출발합니다. ^^;
차라리 장모님이 계셔서 갈 기회가 생긴 것이죠. 장모님께서 단기선ㄱㅛ 제데로 오신 겁니다! 장모님이 안 계셨으면 도리어 아마 가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
다행히 송정이 입국 등록이나 아내의 핸드폰 개통, 정수기 청소, 전기세 납부 등이 잘 되었고,
식료품도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데다 선풍기와 에어컨도 잘 되어서 한주간 제가 없어도 그렇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저입니다. ^^;
장기 선ㄱ사로 나오기 전에 이미 약 20회의 단기 선ㄱ를 다녀온, 최전방 소대장 출신의 역전의 용사이지만(그것도 대부분 3주 이상씩 가는 YWAM전도여행)
이제는 예전처럼 막 가고 싶고 그렇지가 않습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금식하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사실 내심으론 티켓이 안 구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습니다.
40도가 넘고, 종종 500ml 한병으로 다 씻어야 할 정도로 물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화장실도 열악하고, 거의 흙바닥에 천 하나 깔고 자야 하는데 짐도 배낭 하나 이상 가져가기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모기랑 쥐야 저희 동네에도 많지만 뱀, 전갈, 파리때…예전엔 이런걸 모험 정신으로 즐겼는데, 아이 아빠가 되고 나름 인터넷과 에어컨이 잘 되는 집의 세입자가 되고 나니 벌서 배에 기름이 꼈나 봅니다.
결코 나는 변치 않을 줄 알았는데 부끄럽고 당혹스럽네요. 청년이 열 다섯명, 이들도 나름 인도의 도시 아이들이라 시골 전도여행은 큰 도전입니다.
게다가 영적전쟁도 심하고 보수적인 힌두, 이슬람 촌락에서의 사역은 안전상 위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의지하고 촌락으로, 정글로, 사막으로 나아갑니다.
20대 초반, YWAM 대학사역 시절, 몇달을 준비해서 인도에 가서 한달간 한 지역에서 보람있게 사역을 마치고, 기차로 돌아오는 길에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수많은 마을들을 보았습니다.
기차가 한번 ‘철컹 철컹’ 할 때 마다 대여섯개의 마을들이 지나갔지요. 저는 몇달을 준비해 최정예 팀을 만들어 놓고도 기껏 그 중 한 두 지역에서 사역하다 돌아가는 게 최선이었던 것이죠.
겨우 파도에 돌맹이 하나 던진 기분이었습니다. 언제, 어떻게 저 많은 마을들에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교통도 치안도 열악하고 도시와 농촌의 차이도 너무 큰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사역자, 선ㄱ사, 심지어는 현지인 목회자들조차 시골 지역에서 사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교나 병원, 전기도 없는 곳이 많으니까요. 게다가 10km 마다 언어와 종족이 갈려버리다 보니 한 사람이 한 마을에 묻혀 평생을 산다 해도 파급력이 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지역들은 많은 순회, 단기 사역이 필요한데, 장기 선ㄱ사님들은 매일 출퇴근하며 감당할 사역이 있어서 쉽지 않고
한국 등 외국에서 오는 단기팀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연속성이 부족하며, 재정이 많이 든다는(열명이 두주 오는데 2000만원 이상이 드니까 말이죠)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한국에서 오는 우군은 꼭 필요하지만.
그래서 제 비전은 인도인들이 인도에서 인도로 전문적인 순회 선교를 다니는 공동체입니다. 인도인이 인도에서 인도로 가는데는 돈도 적게 들고(제 전도여행 회비가 1000루피입니다. 2만원)
연속성도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인도인이 인도인에게 전도하는 것은 불법도 아니니, 굳이 특별한 사역 아이템과 무언극 따위를 잘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도와 금식이면 됩니다.
저로서는 10여년간 기도하고 준비한 첫 걸음입니다. ^^
저희가 갈 지역은 마하라쉬스트라 주의 ‘콜라푸르’라는 지역입니다.
우리가 만날 사람 중 대부분에게, 우리의 사역은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어질 복음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 우리가 밟을 땅 중 대부분에서는
천지 창조 후 하나님을 향한 예배와 그분의 말씀이 전파된 적이 없을 것입니다. 피조물들도 고통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릴 그 땅들 깊숙히 복음을 들고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저는 청년들의 프로그램에 끼기는 어색하고, 그렇다고 설교를 하기엔 언어의 장벽과 법적인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저ㄴ도여행에서는 금식과 기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여호수아의 싸움을 위해 산위에서 기도하는 모세가 되기 위해 갑니다. 6박 7일 내내 금식하는 건 아니고 가끔 짜이(뜨거운 우유에 탄 홍차)한잔씩 마셔가며, 사역상 먹는 게 더 좋겠다 싶을 때는 먹기도 하려 합니다.
우리 마히마의 청년들이 무대 위에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진행 할 때, 수라지 목ㅅ ㅏ님과 공숙자 목ㅅ ㅏ님께서 말씀을 전하실 때, 그 옆 어딘가에는 인도 옷을 입고 조용히 기도하고 있는 한국인 선ㄱ사 한명이 있을 것입니다. ^^;
여러분도 저와 함께 해 주세요. 콜라푸르 지역의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또 저희 팀을 위해서 기도로 함께 해 주세요. 하나님께서 마음 주시는 분 있으시면 금식으로 동참해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주 금요일에는 기도편지를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녀와서 토요일 쯤 승리의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님의 평화!
ps. 1
석정이는 오늘 처음으로 아기용 변기에 변을 보았습니다. 송정이는 오늘 처음으로 뒤집기에 성공했습니다.
이 두 사건이 모두 제가 이 글을 쓰는 동안 일어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