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피지 섬에서 12월에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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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간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벧전4:11)
타국에서 내가 비록 물장사 하는 사람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시장에서 물지게를 지고 물을 받아서 지고 다닐지라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나를 위해 피 흘리며 구원의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신 주님을 생각하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고 무거운 물통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음은 우리 주님 사랑 때문이요, 또 물지게를 짊어지는 것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이 물은 나를 위한 물이 아니라 악취를 내뿜고 있는 버림받은 장애인들을 씻기기 위한 것이다.
시장 고동수도에서 물 받는 중


약 삼십 년이 되는 엑센트가 고장이 나면 부품 때문에 조마조마해서 그것을 처분하고 폐차장으로 가려고 대기하고 있던 소나타를 구입해 폐차장가서 부품을 사다가 고쳐서 나와 함께 일 한지 약 한달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들었나 날마다 배식을 돕던 나의 애마가 고장이 났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오늘은 무거운 음식 보따리를 들고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15분을 기다렸는데 버스는 출근하는 사람과 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너무 많이 탔기에 나를 태우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버스가 야속하지만 낑낑거리며 무거운 보따리를 들고 가는데 다행히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택시가 나를 보고는 내 앞에 선다.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택시가 자신의 영업장소로 돌아갈 때는 버스요금 420원만 받는다. 그래서 버스요금으로 택시를 타게 되었다.
배식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큰 길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데 한여름의 뜨거운 햇볓이 내리 쬐면서 나를 더욱 힘들게 온몸을 땀으로 옷을 적신다.
부식을 사서 들고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중

자동차와 물지게
날마다 배식을 돕는 자동차는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 있다. 빨리 고쳐져서 병들어 장애로 인하여 가족들에게 까지 버림받은 장애인들이 더 서럽고 고통스러워 하지 않도록 함께 기쁨과 즐거움으로 일했으면 좋겠다.
배식을 하기 전에 자는 사람들을 깨워야 한다.
잠자는 그들을 깨우고 먼저 세수를 하라고 한다.
Rohit이 세수하러 가더니 그냥 왔다.
왜 그냥 오느냐고 물었더니 물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가보았더니 물이 한 방울도 없다.
물을 공급해야 할 물지게가 자동차에 실려 있는데 자동차가 고장으로 인하여 3일 동안 물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집에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고장으로 인하여 배식 역시 아침에 한 번만 하고 있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무거운 음식 보따리를 들고 다니면서 두 번씩 배식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빨리 고쳐서 이들에게 날마다 두 번씩 배식을 해야 하는데…
물도 내가 물지게를 져야 공급할 수 있다. 어서 물지게를 내가 져야 저들이 씻고 냄새라도 조금 덜 나도록 해야 하는데 차는 비포장 도로에서 일어나는 길 갓 집에서 흙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
차가 고장이 나서 아직 고치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부식을 사러 시장에 다닌다.
지금 부식을 사 들고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서 45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택시를 타고 가면 거리는 약 4km이지만 요금이 3600원 정도 나오는데 버스는 420원 이면 된다. 그래서 버스를 타야 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끝나고 버스를 타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 여기서도 예전에 한국에서 내가 탓던 콩나물 버스를 타게 됐다.
고장이 나서 비포장 길 갓 집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자동차

마음 고생이 기쁨으로
수리비용에 겁을 먹고 열흘 정도 사용을 못했던 자동차를 오늘 드디어 고쳤다. 계속 삼일 동안을 정비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인젝터를 분리해서 보니 찌꺼기가 아주 많았다.
정비사는 나에게 이것을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청소를 해서 사용하자고 했더니 자신들은 잘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또 분해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청소를 해서 다시 부착했는데 아주 엔진이 조용해졌다.
삼 일을 했는데 인젝터 청소한 비용 삼만 육천 원 만 내라고 한다.
나는 하나님 앞에 고쳐져서 감사 하고 비용이 아주 적게 나와서 또 감사를 했다.
이제 내일부터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하루 2회씩 배식을 하고 씻을 물도 공급해야겠다.
찌꺼기를 제거하니 이렇게 좋은 걸!
그렇게 터덜거리고 불평불만 하던 것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조용해지고 힘도 좋아졌다.
우리 마음 고생을 하게 하는 찌꺼기를 제거 해보자!
불순물이 없이 순수하고 깨끗해야 우리의 마음도 기쁨과 평안이 자리를 잡고 날마다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난 이렇게 좋은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51:10).

긍휼사역이란?
늘 식사 때가 되면 함께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면 늘 이렇다. 입에 씹고 있던 것들이 다시 나오고 기침을 하고 가래가 나오고 허연 코가 나와 고무줄처럼 늘어져 밥 수저에 얹혀진 코와 입에서 나온 음식물들 그것을 다시 먹으면서도 더러운 것을 모른다.
더러운 것을 알지 못 한 사두는 꼭 나와 함께 마주 앉으려고 한다. 나와 마주 앉으면 편한가 보다. 다른 사람들처럼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더럽다고 말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어쩌랴 그냥 마주 앉아서 먹어야지!
저들은 더러운 것을 모르고 나는 알고 있다. 저들이 사용하는 수저와 밥 그릇을 나도 똑같이 사용한다. 그렇다 우리에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저들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들을 불쌍히 여기는 그런 마음이 있다면 저들의 흠을 가려주고 덮어주고 품어줄 수 있지 않을까?
긍휼사역과 실천사역이란 이런 것이다.
정말 더럽고 송장 썩은 냄새가 나서 구토가 나올 것 같다. 그러할 지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런 자들을 불쌍히 여기셨으며 또 이런 자들을 돌아보라고 하시면서 ‘너도 가서 그와 같이 하라!’고 하신 것이다.
내가 긍휼을 입은 까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먼저 일절 오래 참으심을 보이사 후에
주를 믿어 영생 얻는 자들에게 본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딤전1:16)

1200원의 파파야
오후 차를 고친 후 성도의 집에 방문했다가 나오는데 밖에서 한 소녀가 파파야 하고 손을 들어 보인다.
파파야를 팔아달라고 하는 것 이었다.
순간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집 밖에 나와서 다른 집으로 들어가려는 소녀를 급하게 불렀다. 급하게 불렀던 이유는 그것을 팔아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그 파파야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2불(1200원)이라고 한다.
나는 검은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파파야를 보지도 않고 한 봉지를 달라고 했다.
소녀의 손에는 한 봉지의 파파야가 더 있었다.
그것을 또 팔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집으로 향하는 소녀를 다시 불러서 한 봉지 마저 팔아 주었다.
그 소녀는 파파야를 팔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 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 소녀가 손에 들고 집집마다 돌아 다니며 팔아야 할 파파야를 팔아주며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어서 집으로 가서 따뜻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를 바란다.
학교에 다녀와서 오후에 파파야를 팔ㄹ기 위해 돌아다니는 소녀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잠19:17).
이렇게 기도해 주십시오!
1. 버림받은 장애인들과 따뜻한 밥 한 그릇 나누어먹는 일이 끝까지 이어지기를.
2. 버림받아 갈 곳 없어 방황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선한 조건을 달라고.
3. 이들도 함께 하나님 앞에 예배할 수 있는 선한 조건을 달라고 기도 해주십시오!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때라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4:23).
남태평양 피지 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종 신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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