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피지 섬에서 2월에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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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피지 섬
아름다운 피지는 바람도 쉬었다 가고
태풍도 잠시 하룻 밤을 쉬었다 가며
한 조각의 먹구름이 쉬었다 가도 두려움을 주지 않고
태평양의 거센 파도도 쉬는 이들에게 위협하지 않고
마침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듯한 평안함을 준다.

호박죽과 가지 구이
토요일도 공휴일이다. 공휴일 이지만 오늘은 배식을 호박과 쌀로 죽을 끓여 가지구이를 요리해서 배식을 했다.
이들도 입은 아주 고급스런 입을 가졌다. 비록 얻어 먹어도 맛이 없으면 먹지 않는다.
그래서 배식을 하기 위해서 늘 매뉴와 요리를 하는데는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에 가서 탐방을 하며 들었던 것을 늘 생각한다.
비록 얻어 먹지만 맛 있고 좋은 음식을 공급해야 저들도 와서 맛 있게 먹는다고 한 그 말을 늘 생각한다.
고기를 줘야 좋아 하고 잘 먹는다.
그래서 매일 배식을 할 때마다 고기를 요리해서 줘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주인 되신 아버지께서 공급하시기에 난 걱정하지는 않는다.
쌀 값이 없거나 부식 값이 없으면 나는 기도 한다.
그러면 바로 즉시 응답하시며 밥과 고기를 먹일 수 있게 된다.
언제나 즉시 응답하신 하나님을 나는 신뢰하지 않을 수 없고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후원금은 늘지 않고 지출은 계속 늘어가며 매월 마이너스가 되지만
따뜻한 밥 한 그릇 나누어 먹는 일은 중단되지 않았다.
““`내가 너희를 전대와 배낭과 신발도 없이 보내었을 때 부족한 것이 있더냐 이르되 없었나이다”(눅22:35).

정글이 없어졌다.
도심속의 정글로 아침마다 무거운 음식보따리를 들고 가면 밤새 내린 이슬에 바지와 신발이 흠뻑 젖는다.
아침마다 나의 바지가 젖고 신발이 젖은 것에 대한 나의 불만을 하나님께서는 아셨나 보다.
그래서 나의 바지와 신발이 젖지 않도록 타운괸리소에서 도심 속의 정글을 불도져로 밀어서 깨끗하게 정리를 해줬다.


전체는 아니지만 우리들이 지낼 수 있도록 아주 넓은 마당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루스가 벧엘이 되어졌던 것과 같이 이 땅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사용하실 것을 나는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 낮고 천한 자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이 땅을 예비 해놓으셨다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낮고 천한 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기쁜소식을 전하고 들을 수 있는 복 된 땅으로 바뀌게 될 것을 나는 믿는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하나님의 일 하심을 나타내고 분명히 보여주게 될 것이다.

어제 타운관리소에서 정글을 없애면서 비가 오면 빗물이 흐르는 물길도 다 없애버렸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 비가 많이 내릴 것 같아 다시 나가 비를 다 맞으면서 혼자서 물이 빠져 나가도록 물길을 만들었다.
비를 흠뻑 맞고 집에 오니 물에 빠진 생쥐가 된 것 같다.

본드와 전쟁
주일 오후 늦은 시간 이지만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파울라가 본드흡입을 하다가 들켰다.
나를 보자 놀라서 빠르게 본드통을 감춘다.
나는 사두의 지팡이를 가지고 위협하면서 본드통을 내노으라고 하니 일어 서서 도망을 한다.
도망을 가는데 정글 숲속으로 들어간다.
그냥 더 이상 쫓지말까 하다가 그래도 따라가면서 내노으라고 하니
이젠 정글에서 나를 처다보는 것이 한 번 붙을까 하는 것 같다.
나는 순간 겁이 낫지만 다시 지팡이로 위협을 해본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무서워 하지 않는다.
그러자 나혼자는 할 수 없기에 이웃집 젊은 사람들을 부르니 다섯명이나 달려와서 고맙게 나를 도와준다.
본드통을 빼앗아 들고 너 다시 경찰서로 보낼까? 하고 겁을 주고는 더이상 말해봐야 소용이 없어서 돌아 서야 했다.
모두 철수를 하고 본드 통은 불태버렸다.

다시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
날마다 배식을 해야 하는 차가 고장아났다.
4일 째 운행을 못하고 있다.

정비사도 무엇이 문제인지도 아직 모르고 있다.
카센타에서는 내일 아침에 다시 와서 차를 카센타로 견인해 가겠다고 한다.
차가 고쳐지기까지 버스를 타고 무거운 보따리를 들고 배식을 하러 다녀야 한다.
가져가면 언제 고쳐질지도 모르는데…
나에게도 고장 없이 힘들어 하지 않고 함께 즐겁고 기쁘게 동역 할 수 있는 차가 있었으면 좋겠다.

* 선교지를 향한 기도는 이렇게 부탁을 합니다.
1. 따뜻한 밥 한그릇 나눠먹는 일이 끝까지 이어지기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2. 병들어 버림받은 장애인들이지만 이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고 보여주고 증거가 되도록 선한 조건을 달고 기도해주십시오!
3.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들이지만 이들도 하나님 앞에 예배할 수 있도록 선한 조건을 달라고 기도해 주십시오!

남태평양 피지 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종 신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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