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의료 선교팀”(원정하 목사의 인도 이야기 2016.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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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지난 한 주 동안, 4인 가족으로 이뤄진 가족 단기 선교팀과 함께 했습니다. 멤버는 원주 제일 감리교회의 황창국, 강혜영 권사님 부부와 두 딸 예진이와 예린이. 강혜영 권사님이 제 아내의 사촌 언니이기 때문에 친척이 되지만, 저는 마중나간 공항에서 처음 뵈었습니다. 졸지에 형님(손윗동서)과 처형, 두 조카가 생긴 것입니다.
왼쪽부터 황창국, 강혜영 권사님, 예린이와 예진이, 마히마 교회에서

가족이 장기적으로는 선교지에 나갈 계획이 있고, 또 황 권사님이 의사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슬럼 의료 사역(메디컬 캠프), 및 MK학교에서의 위생교육 등 의료 사역과 선교 현장 견학, 여러 선교사님들과의 만남 등 사역적인 일정을 많이 넣었습니다. 친지방문과 단기선교가 결합된 것입니다.
MK 학교에서의 위생교육 “손을 잘 씻자!”

첫 날 새벽, 공항에 도착해서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뭄바이에서 차로 한시간 반 가량 떨어진 ‘울하스 나가르’시의 산지 슬럼으로 이동, 마히마 교회 청년들 및 현지 의사와 함께 메디컬 캠프를 시작했습니다.
메디컬 캠프 세팅, 약품 정리부터

구름 때 같이 몰려온 주민들

의약품 구입에는 약 100만원이 들었는데, 제 아내 손정아 사모의 모교회인 원천 감리교회와 황 권사님 가정이 각각 50만원씩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메디컬 캠프를 섬겨주신 닥터 황, 닥터 람, 그리고 원천교회(손정아 사모가 대표로)에 감사드립니다.

메디컬 캠프의 세팅이 완료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우리 청년들은 주민들을 통제하고, 문맹인 주민들의 이름, 키, 몸무게, 나이 등을 파악, “수제 처방전”양식을 만들어 정보를 기입했습니다.
수제 처방전을 작성중인 프로펄 형제와 예진, 예린

주민들의 이름과 체중을 파악 중인 아닐 형제

마히마 교회 즉석 수제 처방전

황창국 권사님은 현지 의사(닥터 람)과 함께 환자들을 진료해서 처방전을 작성하고, 간호사인 성도는 처방에 따라 약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예진이는 약을 받은 아이들에게 과자와 만화 성경을 언어별로 나눠주고(힌디, 마라띠), 예린이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주민들을 진료하는 한국과 인도의 의사선생님들

육신의 약과 함께 영혼의 약을!

사역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가하려는 길에 한 떼의 주민들이 ‘한 사람만 더 봐 달라며’ 저희 일행을 끌고 갔습니다. 언덕 위의 메디컬 캠프까지도 이동할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개에게 물린 후 상처가 썩어 들어가면서 두부 반 모 가량의 피부가 사라진 할머니였습니다. 메디컬 캠프 수준으로는 어려운, 한달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그 냄새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저 걸레같은 붕대 밑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름이..

인도는 여론에 밀려 무리하게 ‘무상(에 가까운)의료’를 실행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사립 병원은 한국만큼이나 비쌉니다. 하지만 무료 정부 병원에 가면 ‘병상이 없다.’, ‘이 정도는 약으로 치료된다.’(약은 무료가 아닙니다.), ‘이 정도는 우리 병원 시설로 치료 못한다.’ 등 온갖 이유를 대며 환자를 안 받기 십상입니다.
환자의 입원을 부탁중입니다.

시설도 부족한데다가, 어차피 몇 명을 치료하든, 어차피 박봉의 월급은 그대로니까요. 그리고 카스트제도(힌두교 계급제도)의 탓도 큽니다. 가난한 사람은 입원자체가 힘이 듭니다. 의료진도 아주 고압적이구요. 그 할머니는 벌써 세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황 권사님은 진료 후, 이대로 가면 사망이나 절단에 이를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부병원 응급실의 수도입니다. 위생상태도 엉망입니다.

메디컬 캠프는 하루 프로그램이었지만 저와 황 권사님은 공숙자 목사님 및 그 지역을 담당하는 띠빠나 전도사와 함께 그 후로도 세 번이나 매일 다섯 시간 정도를 들여 그 환자를 방문했습니다. 첫 번째 방문에서는, 황 권사님께서 한국에서 온 의사의 권위 + 인간적인 간청으로 할머니를 입원시키는데 성공하셨고, 두 번째 방문에서는 할머니의 담당 의사를 만나 우정을 나누고, 또 의료적인 의견도 나누며 잘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떠나는 날에도, 아침 일찍 왕복 세 시간의 거리를 달려, 다시 의사를 만나 편지 및 전날 함께 찍었던 사진 현상한 것 등을 나누며, 저 환자를 잘 부탁한다고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
정부 병원, 공숙자 목사님과 황창국 권사님, 맨 오른쪽은 띠빠나 전도사

환자 할머니 자신도 알콜 중독에 반쯤 폐인이 된 사람이라(그러니까 개와 싸웠죠), 어렵게 들어간 병원에서 치료가 아프다고 의사에게 욕을 하거나, 링겔을 뽑아버리는 등 별 짓을 다 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정부 병원에서 환자 하나 내쫒기는 쉬운 일이지만, 저희의 얼굴을 봐서 그 환자는 계속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차마 입원실까지 따라 들어가지도 못하는, 환자의 가족들은(슬럼의 천민들) 저희의 발을 만지며 합장을 하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는 힌두교인들이 상대에게 ‘경배’를 드리는, 극상의 감사 표현입니다. 물론 우리는 만류하고, 계속 복음을 전하고, 만화 성경을 주고, 기도 모임에 올 수 있도록 독려했습니다.
황창국 권사님과 할머니 담당 외과의사

그 외에도, 우리 ‘가족 의료 팀’은 MK 학교에서 선교사 자녀들을 대상으로 위생 및 영양 교육도 실시했고, 마히마 교회 주일학교나 슬럼 사역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마히마 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한국 과자를..

즐거운 마히마 주일학교. 아트풍선 봉사하는 예린이

요즘 크게 부흥한 샬미 나가르 슬럼 사역에서


또 뭄바이 선교사 협회(11가정 중 10가정이 참석)의 구정 설모임에서 떡 만둣국(40그릇, 약 18만원)을 대접한 후,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건강 강연도 해 주셨습니다.
구정 설 모임, 인도에서 설에 떡 만둣국을 먹었습니다.

뭄바이 선교사 협회 구정 세배 행사 + 세뱃돈


선교사 대상 건강 강의

하지만 이번 팀의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산골 슬럼의 이름 모를 할머니 한 분을 위한 네 번의 발걸음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매일 수십 명의 환자를 치료하시는 분이, 일 년에 한번 뿐인 휴가를 와서, 다른 여행 스케줄을 거의 희생하며 단 한 명, 그것도 고마워 할 줄도 모르는 알콜 중독자 한 사람을 위해 매일 왕복 다섯 시간을 드렸습니다.
한 사람을 살린 사역, 메디컬 캠프를 마치고

한 가족의 휴가가 약간은 재미없고 벅찬 일정(매일 환자에게 다녀온 시간을 벌충하느라)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첫날 하루 멋지게 사역하고 뒤의 4일은 푹 쉬며 즐겁고 은혜로운 시간들을 가질까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비효율이었지만, 저는 이것이야말로 ‘거룩한 낭비’였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딱 반나절 밖에 못 했지만..

예수님께서도, 그 귀한 시간을 들여 열두 명이나 데리고, 갈릴리 바다까지 건너 외국(거라사 지방)에, 오직 귀신 들린 사람 한명을 치료하러 다녀오셨습니다. 돼지도 2000마리나 죽여 가며, 단 한 사람을 살리셨습니다. 이렇게 큰 사랑으로 작은 일들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선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도 가정에서 식사 후 – 마페 슬럼

이제는 단기 선교팀 뿐 아니라, 개인 단기팀, 가족 단기 팀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선교가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교지를, 그리고 인도 뭄바이를 방문하게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지기까지..
주님의 평화!

ps.
저번 기도편지, ‘인도어 만화성경’ 이후, ‘이현래’님께서 결혼 30주년 기념 축하금 중에서 100만원을 지정헌금으로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1만 6천권(영어 2000권, 힌디 20000권, 뗄루구 7000권, 뱅갈리 5000권)을 더 인쇄하여 하이드라바드와 켈커타로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발벗고 뛰어주신 선배 정향범 선ㄱ사님 감사드립니다.
ps. 2
추가 사진들입니다.



슬럼 형들이 너무 좋은 석정이


설날, 새배 후 덕담해 주시는 최고참 송기태 목ㅅ님

뭄바이 선ㄱ사들 설 모임, 윷놀이 한판

떡.만.둣.국.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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