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드리는 56번째 기도편지 – 김기대선교사,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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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드리는 56번째 기도편지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캄보디아는 우기의 마지막에 서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0월 말이면 끝나는 우기지만 기후 변화의 결과로 우기와 건기의 시작과 끝이 계속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의 위기 보다 더한 위기는 영적인 위기입니다. 영적인 기준을 상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계 원로이자 밀알 복지재단 이사장이신 홍정길 목사님은 최근 CBS와 한 대담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목회 40년을 뒤돌아보고, 제가 롤 모델로 삼았던 미국 대형 교회 목사들을 볼 때, 예배당 크고 사람이 많이 모인 거 외에 교회가 세상과 뭐가 다르냔 말이지. 그런데 제가 그 허상을 좇아왔어요. 지금도 큰 것 그것뿐이에요. 목표가 잘못 설정됐어요. 그런 점에서 실패예요. 그 사람들이 하는 제자훈련도 해 보고 선교도 열심히 하고……, 속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모르고 여기까지 왔어요. 다음 세대는 속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홍정길 목사님뿐만 아니라 고 옥한흠 목사님도 비슷한 고백을 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고백에 대해서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고 고백을 하고, 이제는 이 길을 더 이상 걷지 말기를, 제발 속지 말기를 당부하지만 어리석은 양떼처럼 계속 그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먼저 길을 가본 사람이 그 길이 아니라고 하면, 그리고 성경적으로도 아니라고 판단되면 멈춰야 할 그 길을 왜가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자본주의의 논리를 따라 모든 것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되지 않아도 교회 내 유치원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데, 교회 내 유치원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시장경제의 논리 속에 교회 내 유치원은 수익구조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를 한 것입니다.

 끼리봉 교회에서 얼마 전 유치원 졸업식과 신입생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교회 내에서 진행되는 유치원에 부모들이 자녀들을 보내는 것을 너무 싫어했지만 지금은 완전 반전이 되었습니다. 서로 보내고 싶어 합니다. 얼마 전 57명의 어린 아이들이 입학을 했습니다. 자기 자녀들이 변화되는 것을 보고 좋아하지 않을 보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료 유치원이 아닙니다. 한 달에 5달러를 받는 유치원입니다. 정말 가난한 가정을 제외하고는 매 달 5달러 원비를 내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5달러는 매일 공급하는 아침 밥값 정도 밖에는 안 되지만 캄보디아 시골에서 5달러는 작은 돈은 아닙니다. 이 유치원 때문에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끼리봉 교회 ‘싸랏 전도사’는 어디를 가든지 VIP가 되었습니다. 유치원 때문입니다. 교회 유치원을 졸업생하고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킨 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을 위해 방과 후 공부방을 교회에서 열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이 얼마나 흥분되는 스토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교회의 사명과 선교의 사명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성경이 기준이 되어 모든 삶의 잣대가 되어야합니다. 복음주의를 표방하는 교단 속에 복음적인 삶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선교를 열심히 해 왔지만 영적, 육적, 사회적, 정신으로 온전한 변화를 가져오는 선교는 보기 어렵습니다. 분명히 뭐가 잘 못되었습니다. 출발점을 다시 확인을 하고 새롭게 출발을 해야겠습니다. 홍정길 목사님의 진정 어린 회개의 고백을 단순히 겸손의 말이나 충고 정도의 말로 듣지 않기를 원합니다. 저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를 다시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영광만이 나타나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신 생명의 능력이 드러나는 하나님 나라의 작은 모델이 저희가 사역하는 이삭 공동체를 통해 나타나기를 기도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도제목

 1. 늘 깨어있기를 위해서, 영적으로 민감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할 수 있도록, 온전한 선교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이를 위해 이삭학교 채플관에서 기도 모임이 시작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류소현, 예혁, 예성, 예린이를 위해서, 큰 아들의 대학 진로를 두고 기도 하고 있습니다. 예혁이는 농업과 생명분야를 통해 선교적 삶을 살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기도하고 있고, 장학금이 지급될 수 있는 대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한 길을 열어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함께 사역하는 김광일 선교사 가정과 한정민 선교사 가정을 위해서 같이 기도해주세요.

 3. 이삭학교 스텝들과 새로 입학한 30명의 학생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끼리봉 교회와 뜨러다봉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끼리봉 교회 내 유치원 사역과 뜨러다봉 교회 청소년 학사 사역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뜨러다봉 교회 청소년 학사에서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6명의 학생들이 전원 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의 교사 양성을 위해서 사범대학과 신학교를 많이 진학했습니다. 예수님의 생명과 사랑을 나누고, 꿈과 비전을 심어 줄 수 있는 교사들로 준비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앞으로 20명 정도의 교사가 준비될 수 있도록 같이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4. 이삭학교 기업-에코 솔라(Eco solar)와 에코팜(Eco Farm) 이름으로 함께 일하는 이삭 유정란, 이삭 모링가, 양돈과 햄 소지지, 이삭 팜슈가 팀(쉐플러 리플렉터를 이용)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스스로 자립하고, 하나님 나라와 이웃을 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아 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그동안 10주 과정의 강도 높은 Entrepreneurship(기업가 정신)과정에 참여하여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좋은 배움의 기회를 저희 팀들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프리젠테이션에서 10주 과정 동안 가장 열심히, 그리고 가장 많은 성장을 한 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삭학교 기업 에코 솔라와 에코 팜이 많은 자신감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말 하나님 나라의 기업으로 일어서야 할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이삭학교 기업을 통해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5. 필요들을 위해서 함께 구하여 주세요. 많은 분들의 기도로 스텝 하우스 1동이 완공, 양돈사 1동이 건축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계속 필요들이 있습니다. 픽업차량, 트럭, 트랙터, 포클레인, 양돈사 2동, 양계사 1동, 우사 1동, 햄 소시지 가공 설비, 결혼한 가정이 살 수 있는 스텝 하우스 2동을 두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프놈펜에 에코솔라와 에코팜을 위한 Shop을 위해서는 계속 기도해주세요. 오픈 시점은 소시지와 햄이 생산되는 시기인데 조금 늦지만 적절한 시점에 준비되리라 믿습니다. 졸업생과 지역주민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어 건강한 자연농업 채소와 이삭학교에서 생산되는 건강식품 그리고 솔라 관련 시스템을 홍보 판매하는 가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이 있기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6. 제가 한국을 잠깐 방문합니다. 11월 30일 세계로 병원 강의와 12월 16일 논문 심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몇 군데 교회에서 설교와 모임들이 있습니다. 강의를 위해서, 설교를 위해서, 논문 마무리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지속 가능한 생태론적 통합선교”-캄보디아 EEMC 공동체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사역을 선교학적으로 정리하는 논문입니다. 오랫동안 부담으로 가지고 있었던 주제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감사드리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기여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1월 캄보디아에서 김기대 류소현 예혁 예성 예린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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