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나날들, 아픈 가족들” – 원정하 목ㅅㅏ의 인도 이야기(2013년 11월 셋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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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인도에 있을 때는 매주 금요일마다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었는데, 한국에 오니 정신없이 바빠서 거의 두 주에 한번씩밖에 편지를 쓰지 못하네요. 한달이 지나도록 많은 분들을 만나뵙지도 못하고, 인사도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두 주는 정말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서울역 앞 통일 광장 기도회에서도 설교를 했고,한북대학교 채플에서도 말씀을 전하고, 극동방송에도 두번이나 가서 방송을 녹화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피할 수 없는 요청 외에는 어느 것 하나 스스로 일정을 만지 못했습니다. 인터넷도 그 좋아하는 한글로 된 책들도 많이 흩어보지 못하고, 지인들에게 전화한통 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속한 감리교단에서 초임 선ㄱ사, 목사에게 요구하는 진급 리포트를 마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윤리학, 교육신학, 조직신학, 상담학 각 과목당 한권씩의 책을 읽고 각각 20매 이상(총 80매)의 리포트를 작성하느라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옥토교회(제 모교회)선ㄱ관에서 두문불출하며 고시생 놀이를 하느라 모처럼의 고국 가을도 제대로 보지 못할 뻔 했지요. 

또 예비군 훈련도 다녀왔습니다. 이번 예비군 훈련은 독특하게도 700여 명의 입소자 전원이 장교와 부사관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이럴수가 ㅡ_ㅡ;) 이전에 격었던 일반 예비군 훈련들보다 훨씬 각이 잡히고 실질적인 훈련이었지요. 물론 그래봤자 현역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지만, 일년 이상 여름 나라 인도에 있다가 겨울 훈련을 받으니 정말 괴롭더군요. 원래는 추위를 거의 안 타던 제가 2년도 안되어 체질이 바뀌어 버린 것 같습니다. 휴.. 저에게는 혹한기 훈련이었습니다. 

낮에도 추위에 시달리다가 밤에도 샤워는 커녕 아내가 싸준 속옷과 잠옷으로 갈아입지도 못하고 군복 위에 군복 잠바 입고 침낭 속에서 벌벌 떨기만 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귀가한 다음에도 교단 리포트 제출 기한이 하루밖에 안 남아서, 밤새 마지막 작업을 끝내고 나서야 잠이 들 수 있었습니다.(이젠 자유다!) 아직까지도 약간 감기기운이 있고 머리도 어질어질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훈련나가 없는 동안 둘째 아기는 더 아파졌습니다. 이제 겨우 생후 10개월, 인도에서 자라다 시피 한 송정이는 감기에 인후염 증상으로 목의 염증으로 고통스러워하며 계속 병원을 다니는 중입니다. 한주 내내 밤새 힘들어하는 아기를 달래느라 업고 어르던 아내는 급기야 근육통으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구요. 석정이는 변비로 고생합니다. 예비군 다녀오고 논문 쓰고 사역 다니던 제가 도리어 제일 팔자가 좋았던 샘이지요. 

인도에선 한국이 그립더니, 여기서는 또 따뜻한 인도가 그립기도 합니다. 보름 전만 해도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석정이도 추워서 나가 놀기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인도에서도 완전히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약간은 서러움이 되기도 하네요. 이제 일생 어디에도 진정한 고향이 없으리라는 게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본향은 하늘에 있으니.. 

저희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도 ㄱ도해 주세요. 영이나 육이나 강건하게 주님을 섬기게 되기를. 간혹 ‘이제 인도에는 못 가는거에요?’ 하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신데, 아닙니다! 12월 초에는 무리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희 비자를 위해 잊지않고 ㄱ도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요즘 하나님께서 많은 만남의 축복을 주십니다. 캠퍼스의 부흥을 위해 힘쓰는 분들, 인도에 신학교를 세우고자 하시는 분들, 가족과 단기 선ㄱ를 계획하시는 분들.. 어디로 가든 귀한 분들이 가득하네요. 심지어 예비군 훈련 때 조차 바로 옆 군번이 키르키즈스탄 선ㄱ를 하시는 장영배 의사 선생님이셨을 정도입니다. 얼마나 주님의 계획은 섬세하신지요. 

다음주 역시 4일간의 예비군 훈련입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출퇴근식 훈련이라 무리가 덜 할것 같습니다. 이곳에서도 또 다른 만남의 섭리를 기대합니다. 아직은 한국에서의 핸드폰 번호인 010 3278 3585를 쓸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주님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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