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2012년에 인도로 출국하여, 이제 두 번째 맞이하는 연말입니다. 인도에 산지 실제로는 1년 4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며칠 후면 “햇수로 3년차”인 선ㄱ사가 됩니다. 그래서 약간은 유치한 말장난이지만 서로 격려할 때는 ‘우리 이제 3년차다.’라는 말을 쓰다가, 언어 실력의 부족과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만나면 ‘이제 만 일 년 겨우 넘겼는걸 뭐.’ 라고 위로하기도 합니다.
1년 4개월.. 정말 이곳에서는 하루에도 워낙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한주 전 ㄱ도 편지가 저번 달 글 처럼, 저번 달 편지는 몇 년 전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려고 예전 사진과 메일들을 살펴보니 정말 격세지감이 드네요. 오늘은 2013년 한 해를 월별로 간략하게 정리하며 이 왕초보 선ㄱ사 가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되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월에는 제 둘째아기 송정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잠시 들러 아내의 분만을 돕고(가족분만), 예쁜 우리 아기의 얼굴도 본 후에 돌아왔습니다. 작년 이맘때 송정이가 없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2월에는 인도 최북단, 히말라야 산자락의 내전지역 카슈미르 주로 가서 선배 감리교 선ㄱ사님들과 함께 은혜롭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또 송정이 출산차 임신 9개월때 일시귀국한 아내와 석정이, 갓 태어난 송정이와 떨어진지 4개월째가 되어 그리움에 지쳐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독신사역자처럼 활발하게 뛰어다닐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3월은 마히마 학교 전교생과 함께 1박2일 캠프를 다녀오기도 하고, 처음으로 슬럼 심방을 다니기 시작한 달입니다. 밤마다 자전거로 안개를 가르며 한집 한집 방문하며 인도 성도들의 삶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4월에는 감리교단 연회 참석 차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마침 그 몇 달 전에 뉴질랜드에서 했던 북한 선교강연이 한국에도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자유통일과 대륙선교, 그리고 탈북 청소년들에 대한 나눔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5월에는 마히마 교회의 청년들과 콜라푸르라는 시골 지역으로 전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장 8일을 금식하며 하루에 두세 마을씩, 평균 150Km 정도를 이동하며 사역했습니다. 약간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사도행전 시절의 복음의 영광이 가장 충만했던 날들이었습니다.
6월에는 한달 간 인도에서 함께 생활하시던 장모님께서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석정이가 많이 힘들어 했었습니다. 또 강제 북송된 라오스의 아홉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기도하며 많이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7월에는 한 달간 주일 대예배 설교를 맡았습니다. 또한 청년들과 기차로 로나왈라라는 곳으로 가서 감동적인 침례식을 거행하고 1박2일 부흥 수련회도 가졌습니다. 또 어머니와 동생이 방문하여 많은 위로도 받았습니다.
8월에는 한국에서 최우선 사범님이 방문해서 수지의 태권도 훈련도 도와주시고, 기쁜 교제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또 마히마 교회에 세 명의 아기가 거의 동시에 태어나는 큰 기쁨도 있었습니다.(죠세핀, 다하리야, 자베스.. )
9월은 수지의 태권도 훈련에 최대한 집중하는 한편, 비자 연장을 인도에서 끝마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고된 한 달이었습니다. 결국 우리의 비자 연장이 기각되는 아픔을 격어야 했던 달이었습니다. 아마 1년 중 가장 고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10월에는 델리에 가서 태권도 대회에 참가, 수지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비록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기는 했지만, 그 기쁨이 비행기에 타는 저희 가슴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11월은 석정이와 송정이에게는 천국 같은 시간, 빨리 인도에 돌아가기 위해 비자 등 신경 쓸게 많았던 저와 아내에게는 피가 마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결국은 6개월 관광 비자를 받아서 다시 올 길이 생겼습니다.
12월, 크리스마스의 사역들과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런 저런 행사들에 바빴지만, 저에게는 무엇보다 하늘나라에 간 자베스로 기억이 될 달입니다. 더욱 더욱 형제들의 깊은 슬픔과 고통 속 한가운데를 살아내는 선ㄱ사가 되고자 합니다.
보고라고 하기엔 조금 개인적인 글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너그럽게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곳은 일년 열두 달이 모두 여름이다 보니 때로는 시간관념이 사라져서 어제 일이 예전 일처럼, 또는 예전 일이 엊그제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또 정체된 듯 반복되는 일상이 돌아가는가 싶다가도 하루에 몇 번씩 기적이 필요한 시간들이 덮쳐오기도 하기에 더욱 그렇죠.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듯 합니다.
적어놓고 보니 힘든 달이 있으면 편한 달도 있었던 것 같네요. 힘들었던 달들 서너개가 만일 연속으로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각 때와시간을 배열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또한 이 모든 시간들의 배경에 기억하고 ㄱ도해 주셨던 여러분들이 계십니다. 2013년 한해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감사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희망과 기대로 2014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의 평화!
ps.
저희 사역과 인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오프라인 중보기도 모임(인도 비전그룹)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열한시에 서울 4호선 상계역(또는 7호선 중계역) 근처 옥토 감리교회에서 12년째 모이는 중입니다.참석을 희망하시는 분은 김영수 전도사님(01064896926)이나 정덕영 목사님(01056565812)께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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