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피지에서 보내는 9월의 편지
최악의 조건에서 행복을 창조한 사람
세상을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많은 종류의 길이 있다. 그런데 그 길들 중에는 편안한 길 기쁨의 길 풍요의 길 험한 길 위험한 길 등… 이런저런 여러 가지의 길들이 있다. 자신이 길을 선택했다가 아니라고 생각 되면 다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다시 돌아가지 않고 계속 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오늘 남태평양 피지에서 한 목사님의 인생을 바라 보았다. 그는 한 쪽 눈이 실명 되어 나이 30에 7살이나 많은 연상의 여인과 결혼을 했다. 이곳 피지는 10년 전후의 나이인 연상의 여인과 결혼을 하는 것이 보통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연상의 여인과 결혼하여 살고 있는 것을 본다.
그 목사님은 아들이 둘이 있다. 하나는 사모가 버려져 있는 갓난 사내 아이를 주워 왔다고 한다. 그리고 하나는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목사님은 아들 둘을 키웠다. 이젠 둘 다 성장을 하여 하나는 결혼을 해서 나갔으며 하나는 아직 뚜렷한 직장이 없으나 잡부 일을 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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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은 빈민촌의 단칸 방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방인지 마당인지 높낮이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그 정도이며 비가 많이 내리면 방으로 물이 들어오는 그런 곳이다. 부엌이라고 해야 할지 작은 방이라고 해야 할지 분간이 되지는 않지만 아마도 부엌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한쪽에 침상을 만들어서 아들이 거기서 자는 것 같았다. 방과 부엌은 문도 없이 문대신 천으로 가리면 그것이 문이 된다. 우리 한국인이 보았을 때는 분명 마구간과 같은 그런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목사님의 사모가 이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그냥 식물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말도 할 수 없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하지만 먹는 것은 떠 먹여주면 먹는다. 그저 생명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는 그런 사람이다.
빈민촌에서 목회를 하다가 사모가 중풍으로 쓰러지자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목회하는 것을 접어야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 되어 목회를 그만 두고 순회사역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이제 다시 자기가 살고 있는 집 마당에 임시로 지붕을 만들어 그곳에서 다시 교회를 개척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성도들이 이 목사님의 진실함을 알고 찾아와 함께 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듣는다.
나는 오늘 시장에서 바나나와 주식인 이곳의 카사바를 사서 들고 쎄레 목사님 집에 방문을 했다. 방문을 해보니 아마도 식물 인간이 된 아내를 목욕 시켰던 것 같다. 허겁지겁 정리를 하고 앉아서 대화를 하면서도 계속 아내에게 불편한 것이 없는지 확인을 한다.
그러자 내가 사가지고 간 바나나를 하나 껍질을 벗겨서 먹여준다.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바나나를 잘 사가지고 왔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그러자 바나나를 하나 더 또 하나 더 세 개를 단숨에 먹는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나는 부끄러웠다.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단숨에 세 개를 먹을까? 하며 얼마나 나의 삶이 행복한 삶 이었는가를 돌아봤다. 얼마나 내가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는가를 생각하며 감사해 하며 또 그들에게는 한 없이 미안한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현재 나도 살고 있는 삶이 정말 남들처럼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지는 않다. 나 역시도 가난한 청빈의 삶을 살고 있다. 나는 최악의 조건에서 감사하며 살고 있는 그런 사람임은 틀림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들에게는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나는 내가 최악의 조건이지 않다는 것을 이들을 보고 깨달았다. 나 보다 더 최악의 조건 속에서 감사하며 기쁘게 살고 있는 쎄레 목사님의 삶을 보면서 나는 회개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기도했다. 이 가정에 먼저 풍요의 복을 달라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양철깡통 지붕과 양철 판으로 둘러막은 그런 깡통 집이 얼마나 뜨겁고 덥겠는가! 하지만 더워도 선풍기도 하나 없고 또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전기불도 켜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점심 시간이 되어 아내에게 점심을 먹여주는 것을 나는 보았다. 점심식사는 쌀이 가장 싸기 때문에 불면 밥알이 날아가는 끈기 하나 없는 알랑미로 밥을 지어 하얀 쌀밥과 따뜻한 홍차 한잔이 전부이다. 밥 한 숱 가락 떠 먹이고 홍차 한 숱 가락 떠 먹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그 밥 한 숱 가락에는 남편의 사랑이 들어 있고 그 홍차 한 숱 가락에도 남편의 사랑이 들어 있기에 아내는 불평하지 않고 그저 감사하게 먹는 것 일거다.
일그러진 아내의 모습이지만 늘 내가 준 스마트폰에 아내의 일그러진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그런데 그 뿐 아니라 정말 일그러진 아내의 모습에도 사랑스러워 따뜻하게 말하는 것을 보았고 어린 아이와 같이 씻겨주고 옷 입혀주고 떠 먹여주고 눕혀주고 일으키고 대소변도 다 받아내면서도 그의 삶 속에는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볼 때 바로 어린 아이들이 소꿉 장난하며 인형에게 하는 것과 같이 즐겁고 기쁨으로 하는 이 분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과 성품을 닮은 예수 그리스도 참된 종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최고의 감사를 하며 또 기뻐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복을 누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바로 복 있는 사람이요, 바로 그런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과 성품을 닮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악의 삶 속에서 감사하며 기쁨으로 최선의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는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과 성품을 가지고 끝까지 그 형상과 성품을 나타내고 주여 주며 증거 하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우리 주님께 간구한다.
선교지를 향한 기도제목
1. 1.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과 성품을 온전히 나타내고 보여 줄 수 있는 주의 종들 이 되기를(특히 세레목사님의 교회와 가정을 위해).
2. 2.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주의 선하신 도움이 있기를.
3. 3. 현재 돌보고 있는 버림받아 갈 곳 없어 방황하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들에게도 씻고 먹고 쉬며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선한 조건을 허락하시길.
“이와 같이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마18:14).
남태평양 피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종 신봉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