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종교갈등 악순환. 지난달에만 10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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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종교갈등 악순환. 지난달에만 1000명 사망

이라크에서 이슬람 종파 간 폭력 사태로 지난달에만 약 1000명이 희생됐다고 AP통신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유엔은 “이라크 시민들은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주도하는 폭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9월 979명이 테러·총격 등 폭력 사태로 사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날 바그다드에서는 알카에다가 저지른 연쇄 폭탄 테러로 55명이 사망했다. 유엔(UN)은 “알카에다가 (이슬람 양대 종파인)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갈등에 다시 불을 댕기며 2006년 이라크 내전과 같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에서 알카에다를 비롯한 수니파 이슬람 무장 단체들은 시아파가 이끄는 정부 세력과 충돌하고 있다. 종파 간 유혈 충돌은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한 뒤부터 이어졌다. 수니파였던 후세인 정권 다음으로 이라크 내 다수 세력인 시아파 정부가 미국의 비호 아래 세워졌기 때문이다. 이라크 인구 3200만명 중 시아파는 60%, 수니파는 35%로 추산된다. 2006~2007년 당시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는 시아파 정부에 반발해 내전을 벌였고 수천명이 사망했다.

2011년 말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수하면서 정치와 치안이 불안정해진 데다 이웃 나라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하자 갈등은 극에 치달았다. 시아파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시리아 내전에 이라크 내 시아파와 수니파 세력들이 편을 갈라 참여함에 따라 전장은 이라크 바그다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이라크에서 올해 각종 테러와 총격 사고로 5000명 이상 사망했다.

CNN은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할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반(反)서방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중동을 개혁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라크의 현실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의 본보기가 아니라 ‘아랍에 적합한 정치적인 선택은 권위주의 정부나 혼란일 뿐’이란 전통적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로 이용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이기문 기자 rick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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