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젖줄’ 끊길땐 크림도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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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젖줄’ 끊길땐 크림도 큰 타격

[한겨레] 예산은 물론 전기·물 의존도 높아

관광산업 악화땐 경제 고통 가중

크림반도 주민투표 전날인 15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본토 지역에 진입해 가스 공급기지를 장악하려 한 것은 크림반도가 경제·사회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크림반도는 분리독립에 대해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짚었다. 크림반도 주민들은 분리독립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당장 우크라이나와 분리되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1954년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연방의 일부인 우크라이나에 우호의 뜻으로 넘겨준 크림반도는 그 이전 수세기 동안 러시아 땅이었기 때문에 러시아와 인종적, 문화적 친밀도가 높다. 하지만 지리적 특성상 우크라이나 본토로부터 에너지와 상수도의 대부분을 공급받고 있다. 크림반도는 물 공급의 80%, 전력 공급의 80%, 가스 공급의 65%를 우크라이나 본토에 의존한다. 또 따뜻한 기후와 부동항으로 관광이 주요 산업인데, 200만 인구가 사는 이 지역에 관광객을 포함한 방문객은 연간 600만명에 이르고 이들 가운데 65%가 우크라이나 본토에서 온다. 러시아 관광객이 두번째를 차지하기는 하지만, 당장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주민들이 많은 현실에서 우크라이나 본토와 관계를 끊게 되면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게 된다. 

연간 약 12억달러의 지방정부 예산 가운데 8억달러 가량을 키예프 중앙정부가 대고 있는 점도 핵심이다. 크림반도가 분리독립할 경우 러시아가 재정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하다. 키예프 중앙정부는 크림반도내 퇴직자에 대한 연금 예산도 대고 있는데, 아직 개개인에 대한 연금 지급을 끊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리독립 움직임이 지속돼 중앙정부가 돈줄을 죄면 주민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관광산업은 (크림반도에서) 가장 큰 분야”라면서 “관광산업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 보조금의 필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런 약점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크림반도에 물리적 압박을 가할 카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역시 당장 가스 공급 등 에너지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터라 보복 제재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실제 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한편 러시아 모스크바에선 15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개입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비비시> 등은 우크라이나 개입 반대는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반발하는 시위대 규모가 최대 5만여명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러시아 경찰 당국은 시위 이슈는 우크라이나에 한정돼 있고 참가자는 3000여명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정세라 기자 공식 SNS [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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