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12년째 ‘북한 인신매매 최악국’ 지정
한국 12년 연속 ‘인신매매 척결’ 1등급 올라
일본 12년 내리 2등급…중국 ‘2등급 감시대상국’에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북한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 기준도 충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개선 노력조차없는 3등급 (Tier 3) 국가로 다시 지정했다.
북한은 2003년 이후 12년째 최악 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12년 연속 인신매매 척결 노력에서 1등급(Tier 1)을 유지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에서 북한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국가의 관심과 관리가 최악인 3등급 국가로 분
류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강제 노동, 성매매를 당하는 남성, 여성, 아동 공급국(source country)”이라면서 “8만∼12만명의 정치범을 수용소에 가둬놓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 당국이 러시아, 중국, 아프리카, 중동, 몽골 등의 국가와 계약해 노동자들을 내보내 강제 노역을 하게 하는가 하면 월급을 당국의 계좌로 관리하면서 대부분을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1만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여성과 소녀들이 인권 유린을 피해 중국으로 불법 입국했으나, 거기에서 강제 결혼이나 매춘, 노동 등을 강요받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한 많은 북한 여성은 여러 브로커를 거쳐 사창가나 인터넷 섹스 산업에서 매춘을 강요당하기도 하며 북한으로 송환되면 강제 노역, 사형 등에 처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열악한 경제, 사회, 정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한편 수용소에서의 강제노동 관행을 중지하라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1등급 국가로 분류하면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매춘, 강제노동이 가해지는 남성, 여성을 공급하는 곳이자 경유지이고 최종 목적지이기도 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북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등지의 남성과 여성들이 취업이나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와 매춘 또는 노동을 강요받는 일도 있고 한국 여성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지에서 강제 매춘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고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을 포함한 3등급 국가에는 러시아, 시리아, 이란, 리비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23개국이 포함됐다.
또 일본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 기준을 완전하게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주요 8개국(G8)으로는 유일하게 2등급에 12년째 머무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국은 지난해 3등급이었으나 올해 2등급 감시대상국(watch list)으로 상향 조정됐다.
2000년 제정된 미국 인신매매희생자보호법은 인신매매 피해방지 노력이 부족한 3등급 국가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나 통상 관련 자금 거래를 제외한 다른 대외 원조자금 지원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해마다 이 법에 따른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고 있으나 미국이나 국제기구로부터 이미 각종 제재를 받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
keykey@yna.co.kr